의사에게자주 일어나는 일이었다. 어떤 시점이 되면 환자는더 이상 아무것도 궁금해하지 않게 되고, 그저 심각한 병이 아니고, 암도 아니며, 수술도 필요 없고, 죽지 않을 거라는 말만 듣고 싶어진다. - P119
변비는 결국 관장 주사기로 해결했는데, 그러기까지 직장의 불복종으로 몇 차례 아무런 결실 없이중단을 반복하며 오랫동안 변기에 앉아 있었다. 몸깊은 곳에 무거운 돌덩이가 박혀 움직이지 않고 그위로 똥 기둥이 제2의 척추처럼, 주말 공사 현장 주변에 자동차 수천 대가 막힌 교통 정체처럼 차곡차곡 내 몸에 쌓이는 기분이었다. - P130
재미있던 것은 대머리인 그가 그날 베이지색 목티를 입고 있었다는 점이다. 내 앞에 선 그는 가볍게 말하자면 포피를 젖힌 채 돌아다니는 음경처럼보였다. - P203
사춘기에는 신경질적이고 반항적이지만 무엇을해야 할지 모르는 지휘관이 명령권을 쥔다. 그러다늙으면, 명령을 내리기는커녕 오히려 거부한다. 머리, 심장, 다른 모든 신체 부위, 그리고 관련된 모든사람이 뭔가를 요구하는데, 정작 요구를 들어줘야할 기관이 임무 수행에 태만해진다. 똑바로 서서 임무를 수행하는 대신, 허벅지에 기대 축 늘어져 있거나사타구니 사이에 덜렁덜렁 매달려서는 이 모든 것이 자기와 무관한 일인 것처럼 행동한다. 관련된 모든 사람이 애정을 갖고 친절하게 달래도 미치 섹스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은 것처럼 군다. -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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