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내 얘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포털 사이트 메인에뜨기도 했고, KBS 9시 뉴스에 출연하기도 했다. 이제 다음에는 뭘할 거냐는 질문을 받았다.
"글쎄요…………. 일단 내일 출근하겠죠?"
나는 차별을 뿌리 뽑을 히어로가 아니고, 여전히 매일 출퇴근을해야 하는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하필 동성애자다 보니 많이들 하는 결혼 좀 했다고 방송을 탔을 뿐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얘기도 분명히 있다. 성미산학교의 남학생에게 내가 했던 답변은 매일매일 구체적이고작은 승리에 집중하자는 것이었다. 당장 거대한 악을 내가 직접모두 물리칠 수는 없겠지만 하루하루 작은 차별과 혐오와는 싸워나갈 수 있다. 국가에 소송을 거는 건 무섭지만 회사에 신혼여행휴가를 요청하는 정도는 할 수 있는 것처럼. - P9

그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작은 싸움을 이겨내고승리했다는 걸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다. 이렇게 해보니 되더라고동성애자도 충분히 잘 살 수 있다고. 그리고 언젠가 성미산학교의남학생과 웃으며, 세상이 변하긴 변하더라, 살다 보니 달라지더라는 얘기를 나누고 싶다.
정말로 그랬으면 좋겠다. 동화 속 공주님처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는 결말은 아니더라도, 레즈비언 할머니 부부는 드디어건강보험료를 같이 낼 수 있게 됐다는 해피엔딩이면 좋겠다.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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