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소년이 온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억울한 죽음들로 산을 이루는 5.18의 이야기는 세월이 그렇게나 흘렀어도 듣고 또 읽을 때마다 가슴이 철컹 내려앉고 정신이 갈기갈기 찢기는 기분이다

소년이 온다역시 쉬이 읽히지가 않았다

저자의 화법 탓도 있었지만 동호, 은숙, 선주, 진수와 같은 인물들의 이야기 속에서 나는 같은 문장을 빙빙 맴돌다 겨우겨우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는 힘든 여정을 지속했다

 

5.18 이야기는 언제나처럼 각각의 순간들을 힘들게 대면케 한다.

200페이지가 조금 넘는, 쿰쿰한 종이 냄새가 물씬 풍기는 이 가벼운 책을 나는 바짝 따라붙지 못했다

40여년 전 그곳으로 타임슬립하는 경험을 다신 하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기억하고 맞닥뜨려야 하는 것이기에 같은 문장 안을 계속 맴돌아도, 그래서 길을 잃고 헤매는 낯선 기분이 들어도,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밖에 없다

소년의 옷을 입었지만 그 안은 피와 멍으로 가득한 육체를 한 소년이 온다를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다.

 

고문의 후유증으로 몸도 마음도 싸그리 부서진 수많은 김진수들이 있었을 것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아내지 못하게 할 정도로 5.18의 후유증은 목숨이 끊어져야만 비로소 사라지는 악마의 사신이었다.  

임산부의 배를 가르고 아직 어린 티를 벗지 못한 중학생의 몸통에 총알을 박아 넣던 군인들에게 광주 시민들은 그저 숨쉬는 살덩어리였을 뿐. 게임을 하듯 시민들의 숨을 끊어내던 그들의 광기는 영원토록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억울하게 죽은 이들의 삶까지 제 몫으로 가져가 끈질기게도 목숨을 이어가는 전두환은 지금 이 순간도 자신의 삶을 1, 1, 소중히 아껴가며 평화로운 일상을 즐기고 있으리라.

그는 과연 꿈속에서라도 자신이 학살했던 이들을 대면한 적이 있었을까

그리하여 불현듯 잠에서 깨어 가슴을 쓸어내리는 경험을 단 1초라도 해본 적이 있었을까.

아니, 오늘도 그는 꿀잠을 자며 그날의 일들을 망각 속으로 더욱 밀어넣고 있겠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어머니 이야기 세트 - 전4권
김은성 지음 / 애니북스 / 201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엄마에게도 엄마가 있었음을. 엄마에게도 꽃다운 젊음이 있었음을. 시간이 흐를수록 엄마를 한 인간으로서 인지하고 그녀를 관통한 세월의 흐름을 애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악의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간간이 일본투 번역이 거슬리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매끄럽게 번역돼 술술 잘 읽힌다. 

살인의 동기를 추적하면서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은 호기심이 나면서도 섬뜩하다. 

악의를 품은 인간의 속내는 그것이 어떠한 행위로 구체화되기 전까지는 쉽게 파악할 수 없으므로 더더욱 무서운 것이 아닐까. 

내면의 사악함이 특정 행위로 형상화되는 순간, 악마는 우리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 

살인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밑바닥까지 낱낱이 파헤쳐지는 인간 내면은 참으로 집요하고도 잔인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산문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김영하의 책을 많이 읽진 못했지만 이 책 한 권으로 왜 사람들이 그의 글을 사랑하는지 알 수 있었다. 에세이로서 갖춰야 할 요소들을 두루 갖춘 간결한 책. 가독성 좋은 글의 미덕이란 바로 이 책을 두고 하는 말일지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