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GL] 둘만의 방
골방의 초핀 / 체셔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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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단편선에 수록된 작품 둘은 모두 '이별'에 관해 다루고있다.
레즈비언의 사랑에 있어서 가장 최악의 이별은 바로 한 쪽의 '결혼'이다. 
지금의 한국 사회를 배경으로 할 때 법적인 결혼은 오직 이성과만 허용되는 일이기에
너무나 사랑할 때에도 서로는 할 수가 없었던 그 결혼을
사랑하지도 않는(양성애자의 경우엔 사랑해서일 수도 있지만 어느쪽이든) 남자와 결혼하는 전애인 혹은 파트너의 모습은 현실이더라도 가슴이 찢어질 일이고 책 속의 이야기로도 참 슬픈일이다. 

그렇기에 두 작품모두 전애인 혹은 파트너가 이성과 결혼했거나 할 거라는 암시를 줘서 가슴이 선득했었다. 
하지만 다행히 두 작품 모두 주인공의 오해이거나 일부러 오해를 샀던 거짓말이었고-
사랑하기에 오지도 않은 이별이 두려워 내지른 진짜 이별(이 무슨 바보짓인가...)이 결국엔
더 단단한 사랑으로 돌아오는 그 과정을 애틋하게 그려낸다. 

그러면서...두 번째 작품에선
작가님 전작인 봄바람의 수와 휘경커플이 다시한번 등장하는데
이 둘은 어쩌면 슬픈이별로서의 사랑없는 이성과의 결혼(이 작품에선 이런 결혼을 한 친구 역시도 이혼을 하고 사랑을 찾아간다!) 대신 사랑의 과정으로의 동성 '결혼'이 등장할 수도 있음을 희망을 담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수와 휘경이 참 반가웠다)

어쩌면 우리도 주인공들처럼 사랑이 어렵고 두려운 존재들인지 모르겠다.
그 대상이 어떠하든 사랑은 참 어렵고 이별은 아프다. 

하지만 어떤 사랑은 이별을 넘어서 둘만의 마음 속 방에 남아있던 사랑으로 부활되기도 한다. 
눈오는 미술관에 갖혀서든 두려움의 빗장을 넘어 진심을 속삭여서든
팍팍한 현실에서도 작가님의 따뜻한 글처럼 이별을 넘어선 사랑 또한 피어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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