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세트] [GL] 사소함의 무게 (총2권/완결)
마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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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야기 속 주인공들처럼 어렸던 학창시절에 아래의 시를 배웠던 기억이 난다.

<즐거운 편지>

- 황동규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이 시에서 말하듯 ‘사소함’이란 어쩌면 무수한 항상성을 가진 깊고도 진한 사랑일지도 모른다. 일상의 사소한 호의와 애뜻함이 쌓여 사랑이되기도 하고 또 그 반대로 사소하게 여겼던 무심함들이 쌓여 이별을 만들기도 한다. 그 사소함의 무게를 때로는 가볍고 밝고 유쾌하게 때로는 무겁게 또 진하게 너무도 잘 보여준 이야기였다.
마지막으로 동성간의 사랑도 그저 사소한 그저 평범한 사랑임을 세상이 그저 편하게 받아들이는 그 날이 오길 한번 더 고대해본다.
이 계절이 가듯 눈이 그치고 봄이 오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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