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몬테소리 육아대백과 - 아이 시간표대로 어메이징 몬테소리 교육의 힘 몬테소리 육아대백과
시모네 데이비스.주니파 우조다이크 지음, 조은경 옮김, 정이비 감수 / 키출판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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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태어난 지 벌써 3개월에 접어 들었다. '교육'이라는 단어와 영 거리가 먼 인생을 살아오다보니 아이가 성장해감에 따라 필요한 자극을 혹시 내가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불안한 마음이 커져만 갔다. 나의 무신경함이, 나의 소홀함이 혹여나 아이의 발달에 저해되지 않을까, 아이가 가진 가능성과 잠재력을 갉아먹지는 않을까 걱정되어 1분 1초도 방심할 수 없었다. 영유아 다중지능 발달에 좋다는 전집과 교구를 찾아보고, 사악한 가격에 깜짝 놀라 우물쭈물 후기만 읽어가며 구매를 망설이고 있던 중 들어는 봤지만 정확히 뭔지는 몰랐던 '몬테소리'에 꽂히고 말았다.


빌 게이츠,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등 글로벌 기업의 수장들을 길러낸 몬테소리식 교육법. 사실 국내에는 아이의 다양한 발달을 촉진한다는 알록달록한 원목의 교구들로 더 많이 알려져있다. 나 역시도 왠지 내 아이가 천재가 될 것만 같은 환상을 품고 흔한 장난감보다는 더 스마트해보이는 몬테소리 교구에 끌렸다. 


하지만 이 책 <베이비 몬테소리 육아대백과>를 읽으며 몬테소리의 본질에 대해 제대로 접근할 수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몬테소리식 교육에 대한 자잘한 팁이나 기대하며 읽었던 나에게 이 책은 훨씬 큰 세계에 입문하게 만들어줬고, 더 넓은 시야로 육아에 임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이 책을 더 일찍 만났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과 함께.



"아이가 할 수 있다고 느끼는 일은 절대 도와주지 말라."

"불필요한 모든 도움은 아이의 발달에 장애물이다."

"몬테소리의 진정한 목표는 교구나 도구가 아니라 아기를 능력 있는 존재로 보고 그들을 사랑하고 존중하며 부드럽게 대하는 법을 찾는 것"

"우리의 역할은 아기를 즐겁게 해 주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준비하는 것이다."



이 책은 임신부터 생후 1년까지 몬테소리식 육아법을 디테일하게 담아내고 있다.


임신 중 안정적으로 애착을 형성하는 것부터, 몬테소리식으로 집안을 꾸미는 법, 발달 단계에 따른 몬테소리 활동, 몬테소리 방식의 양육법, 그리고 실전 육아까지. 몬테소리식이라는 일관된 철학이 흐르고 있지만 아기를 처음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유용한 팁들이 가득하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인 저자들의 실제 사례와 각 국에서 몬테소리를 실천하고 있는 가정들의 모습과 인터뷰는 이론과 실제 사이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보여주고 있어 참고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 가장 의미있게 다가온 부분은 '몬테소리 방식의 양육법'이다. 이 부분을 읽으며 나는 내 육아 마인드를 재정립했다. 한국의 부모들은 대개 아이에게 그 어떤 역경과 고난도 겪지 않기를 바라는 것처럼 시행착오 없이 자신들이 깔아놓은 탄탄대로 위에 올려놓는다. 날 때부터 수유텀이나 먹놀잠의 패턴에 집착하며 자신들이 짠 시간표에 맞춰 컨트롤하고, 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것들로 아기의 24시간을 가득 채운다. 아이의 본능에 맡기자고 다짐했던 나 역시 가끔 '내가 아이에게 무심한 것 아닌가?' 초조해졌는데, 몬테소리식 교육을 접하며 아이가 가진 자신만의 발달 시간표를 믿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아기를 보는 관점도 바뀌었다. 책 속에서는 아기를 눈과 손과 입으로 세상을 탐색하는 탐험가로 상정한다. 모든 것을 스펀지처럼 흡수하는 아기들은 그야말로 경이로운 존재, 존중해줘야할 하나의 인격체이다. 부모는 절대 아기의 '지배자'나 '하인'이 되어서는 안된다. 아기를 자신의 방식으로 컨트롤해서도, 아기의 모든 것을 대신해줘서도 안된다. 아직 말도 못하고, 움직이지도 못하는 아기지만 자신의 의사표현을 할 수 있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 그래서 기저귀를 가는 반복적 행동도 아기의 의사를 묻는 존중의 태도를 보여야한다는 것. 그동안 무의식 중에 아기를 미성숙한 존재, 나의 보호와 돌봄이 필요한 여리고 약하기만 한 존재로 여기며 아기를 일방적인 태도로 대해온 것은 아닐까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내 아이의 눈을 들여다보니 과연, 아이는 모든 것을 이해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이가 어떤 상황이 싫다면 억지로 밀어붙일게 아니라 한템포 여유를 갖고 다른 방식을 찾아보게 된다. 


똑똑한 아이가 되었으면 하는 어쩌면 조금 속물적 바람으로 이 책을 펼치게 되었지만, 몬테소리식 교육은 자기 통제력과 주도성을 키워 궁극적으로는 스스로 자신의 행복을 찾아낼 수 있는 아이로 만들어 줄 교육법이란 생각이 든다. 언제나 존중받은 기억을 가진 아이는 자기 자신을 더욱 사랑하게 되고, 타인을 존중할 줄 알며, 실패를 하더라도 금세 털고 일어나는 높은 회복 탄력성을 가지게 될 것이다. 내 아이가 그렇게 자랐으면 한다. 이런 교육은 교구 몇번 가지고 논다고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평범한 생활 속에서 부모의 신뢰를 받으며 자라야 한다. 내 아이의 선택을 믿어주고, 아이의 독립을 돕자는 육아의 대원칙이 변하지 않도록, 이 책을 곁에 두고 반복해서 읽어야겠다.


※ 네이버카페 '컬처블룸'에서 출판사 도서 지원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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