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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몸 여성의 나이 ㅣ 또하나의 문화 16
또하나의문화 편집부 엮음 / 또하나의문화 / 2001년 3월
평점 :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외모든 성격이든 점점 바뀌어 가기 마련이다. 이렇게 바뀌는 것은 쉽게는 겉모습인 외모로 판단 할 수 있으며, 뿐만 아니라 그 사람에게 내려지는 평가, 다른 사람들에게의 인식, 할 수 있는 것들까지의 모두를 의미한다. 남성은 나이가 들수록 연륜을 느낄 수 있다고 하지만, 나이든 여성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각은 심하게는 마귀할멈으로 전락하는, 전성기가 지나버린, 더 이상 다른 사람에게 존경의 대상 혹은 협력자의 대상이 아닌 보호를 받아야 할 사람으로만 인식되는 것이 보통이다.
여성의 몸, 여성의 나이에서는 이십대부터 오십대까지 각 나이에 해당하는 특징과 그 당시에 느꼈던 모든 것들을 20대부터 50대까지를 차례대로 표현하여 각각의 변화되는 특징을 알 수 있으며, 또한 나이별로 비교가면서 읽을 수 있도록 모아 둔 책이다.
이십대라는 말만 들어도 생기발랄하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어떤 일이든지 젊음이라는 자신감 하나로 도전할 수 있고, 그 일에 정열을 바칠 수 있는 나이이다. 나 또한 그러한 나이의 삶을 살고 있다. 해가 바뀌고 스물아홉 뒤에 서른, 그 중에서 삼십대 초반에는 이십대의 그런 여성의 모습이 조금 더 성숙하여, 꽃이 만개 되어 있는 절정기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나이가 조금씩 들어감에 따라 만개했던 꽃은 조금씩 시들어 가기 시작한다. 예전 같지 않은 몸과 함께 말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조금씩 체력이 저하되고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몸이 조금씩 굳어 가기 시작하는 것이다. 긴 세월동안 여성을 괴롭히던(?) 월경도 끝이 나고, 이렇듯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자신을 느끼게 되고 많은 생각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생각 속에 40대, 50대를 맞이하며, 이제는 나이든 여성으로서 살아가기 위함과 동시에 새로운 삶을 위해 또 다른 방식으로 도전하게 된다.
이십대에서부터 오십대까지 이 책에 나와 있는 내용들은 어쩌면 우리가 마음으로는 당연하게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실상 겉으로는 표현해 내지 못하는 그런 내용들일 것이다. 남성이나 여성 모두 나이가 들면 몸도 변하는 것이 생물학적으로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남성과 여성에게 서로 다른 것을 요구하고, 서로 다르게 평가하고 있다. 남성이 더 위대하기 때문에? 아니면 여성의 몸이 남성에 비해서 더 복잡하고 빨리 쇠퇴해 버리기 때문에? 물론 둘 다 아니다.
위에서 말한 여성의 몸이란 단지 생물학적 성일뿐이다. 따라서 여성의 몸의 변화는 단지 신체적인, 생물학적인 존재만이 아니라 사회에서 차지하는 여성의 지위, 여성에 대한 인식, 그리고 여성의 정신적인 면 자체까지도 변화시키게 되는 것이다. 그것을 단지 여성만이 절실하게 느끼며 고민하고 해결방법을 찾는다는 것이 문제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여성의 몸, 여성의 나이를 읽으면서 어머니를 생각함과 동시에 나의 미래의 모습을 생각하게 되었다. 여성의 몸과 나이는 어쩌면 떼어놓을 수 없는 것과도 같다. 그러나 떼어놓을 수 없기에 더욱 자랑스러워 질 수 있도록 우리의 사회적 인식의 전환이 요구되며, 또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40이 되면 난 어떠한 삶을 살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