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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 드래곤 ㅣ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14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7월
평점 :
해리 보슈 시리즈의 신작이다. 시리즈가 많다 보니 뭘 읽었었는지도 아리까리하고 분명 재미나게 읽은 작품인데도 이게 뭔 내용이었더라 싶은 게 많다. 그래도 이런 시리즈는 캐릭터가 확실하고 페이지도 잘 넘어가고 재미도 기본빵은 하기에 열심히는 아니어도 챙겨보는 편이다.
간만에 만나는 해리 보슈에다 미키 할러의 깜짝 출연도 있다. 이번 [나인 드래곤]은 홍콩이 배경이다. 스케일 큰 거 좋아하는 마이클 코넬리가 삼합회를 들먹이는 건 당연지사였다. 예상도 충분히 가능했고. 그런데 애아부지가 되어서 그런지, 아니면 갑자기 익숙치 않은 동양권으로 배경을 옮겨서인지 모르겠는데 내가 알던 그 해리 보슈가 아니다. 이 책에서의 해리는 뭔가 어설프고 덜 전문적이며 독기가 빠졌다. 끼니도 잘 챙겨먹고 술도 덜 마신다. 고독한 한마리의 외로운 늑대 같던 모습이 사람 냄새 나는 이웃집 아저씨가 되어버렸다. 내용 전개 면에서도 시종 힘 빠지고 긴장감이 떨어지며 사건 자체도 영 흥미진진하게 그려지질 않는다. 딸내미 구하러 다니는 해리 보슈는 영화 '테이큰'에서의 리암 니슨보다 능력치가 떨어진다. 사실 삼합회란 단어가 등장했을 뿐 내용전개도 '테이큰'과 비슷하게 흘러간다. 재미는 반토막이지만. 중학교 때 여름방학 과제로 소설 한 편식 써오라는 국어 선생님의 엄포에 어거지로 원고지 채워 제출한 딱, 그런 느낌이라고나 할까. 두껍지 않은 분량임에도 김새고 지루했다. 주인공 이름은 해리 보슈인데 다르다. 과거의 해리 보슈를 다시 보고 싶다. 스케일 큰 사건과 집요하고 강한 형사 해리를 보고 싶었는데... 실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