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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바다 미궁의 기슭 ㅣ 십이국기 2
오노 후유미 지음, 추지나 옮김 / 엘릭시르 / 2014년 12월
평점 :
전에 [마성의 아이]를 읽었을 때, 그닥 재미있다는 인상을 받지 못했다. 그 책은 십이국기 시리즈의 프리퀄 컨셉의 책이라고 들었는데, 그건 아니다 싶다. 십이국기의 세계관과 캐릭터들에 대한 정보가 극도록 없는 상태에서 [마성의 아이]를 먼저 접하는 건 책에 대한 호기심이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에는 너무 무모한 시도라고 본다. 시리즈의 중간에 위치해야 할 책을 맨 앞에 두다니, 시리즈에 대한 의심만 가득하게 만들 뿐이다. 십이국기의 두번째 이야기인 [바람의 바다 미궁의 기슭]은 [마성의 아이]에서 보았던 다이키가 주인공이다. 다이키는 기린이다. 기린이 태어날 태과가 열렸건만 식이 일어나 다이키는 봉래로 흘러들어갔다가 인간세상에서 십년의 시간을 보낸 후 봉산으로 돌아온다. 봉산을 떠나 있던 시간이 길어 기린으로서의 자각이 늦어지고 다이키는 마냥 불안하기만 하다.
십이국기의 1권과 2권은 성장스토리의 느낌이 강하다. 2권 역시 다이키의 성장담이라 할 수 있다. 기린으로서의 능력과 임무를 자각하고 왕을 선택하기까지의 과정이 그려지며, 뒤늦게 다이키가 봉산으로 돌아와 십이국기의 세상에 대해 깨치고 눈 떠가는 것처럼 독자도 속도를 맞춰 함께 배워나가는 재미가 있다. 다소 유약하고 내성적이며 늦되 보이던 다이키는 흑기로서 멋지게 자각을 하게 되는데 그 이야기가 그려지는 책 후반부가 유독 흥미진진하다. 판타지 장르를 멀리하는 이들에겐 유치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싶겠지만, 어차피 소설이란 존재하지 않는 시간과 공간의 이야기이니 만큼 받아들이는 이의 마음에 달려있다고 본다. 난 이 세계가 마냥 재밌고 즐겁다. 후속작들이 나오는 속도가 늦어지는 것 같다. 3권은 조금 묵혔다가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