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딸 엘릭시르 미스터리 책장
조지핀 테이 지음, 권도희 옮김 / 엘릭시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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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치않게 조세핀 테이의 책을 두 권 연속 읽게 되었다. 바로 전에 읽은 [브랫 패러의 비밀]은 조금 아쉬움이 남았던 작품이었지만, [시간의 딸]은 무척 재미나게 읽었다.

 

다리가 부러져 병원 침대에서 지루한 시간을 보내고 있던 앨런 그랜트는 리처드 3세의 초상화를 본 후 그에게 흥미가 생겼다. 권력에 눈이 어두워 조카 2명을 잔인하게 죽인 살인자로 유명한 인물이지만 그랜트는 전혀 다른 인상을 받았고 과거의 기록들을 뒤져 진실을 알아보려고 한다.

 

세계사 중에서도 유명한 장미전쟁과 리처드 3세, 튜더 왕조의 시작인 헨리 7세의 등장이 메인 소재인지라 금방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 수 있었다. 앨런 그랜트가 병실 침대 위에서(물론 주변 인물들의 도움이 있었지만) 몇백 년 전 역사속의 미스터리를 풀어내는 장면들이 무척 신선하다. 다양한 분야의 기술들이 발달한 현재의 미스터리나 형사물들에서는 결코 느껴볼 수 없는 재미가 가득하다. 다양한 사료들을 찾고 비교하고 대조하여 오류를 찾아내고 뒷받침 할 증거들을 끄집어내어 가설을 입증해 나가는 과정들을 따라가다보면 나 역시 한 명의 조사원으로 리처드 3세의 무죄를 해명하기 위해 애쓰게 되더라.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 한다. 권력을 손에 쥔 자가 만들어 낸 짝퉁 기록으로 오명을 쓰고 사라져 간 정의로운 이들이, 수많은 사건들이 얼마나 많을런지. 주말 오후에 가볍게 집어든 책이었는데, 다 읽고 난 후 내려놓을 땐 그 무게가 힘에 부치더라.


[그랜트는 다음 크리스마스 때는 팅커 부인의 낡은 가방, 어떤 상황에서도 항상 가지고 다니는 그 가방 속에 돈을 넣어줄 것이다. 그렇게 하면 부인은 그 돈을 조금씩 소소하게 쓰다 결국에는 그 돈으로 무엇을 했는지도 모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일상생활이라는 직물 위에 반짝이 장식 같은 작은 만족감들을 연이어 박아넣는 즐거움이, 서랍 깊은 곳에 좋은 물건을 간직하고 있다는 머릿속 만족감보다는 훨씬 클 것이다.   - p. 91 ]


[추신. 다른 사람들에게 이런 날조된 이야기의 진실을 말해주면 그 사람들은 애초에 그 이야기를 만들어낸 사람이 아니라 사실대로 말해준 사람에게 화를 내니 참 이상한 일이지. 사람들은 원래 자기가 알고 있던 생각을 바꾸고 싶어 하지 않아. 그런데다 막연히 불안해지니까 화를 내는 거라고 생각해. 그래서 사람들은 진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생각하려고 하지 않는 거야. 만일 사람들이 편견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진실을 훨씬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겠지만 편견은 진실보다 훨씬 강하고 단단해. 그래서 많이들 화를 내는 건가 봐. 정말 이상해.   - p. 210 ]


[리처드 3세는 조카 두 명을 죽였다는 누명 때문에 악의 대명사로 남아 있었다. 그런데 '계획적인 정책'으로 한 가문을 말살한 헨리 7세는 통찰력이 있고 상황 판단이 빠른 군주로 남아 있었다. 아주 많은 사랑을 받진 못했을지라도 성실하고 건설적인 성공한 인물로 여겨지는 것이다.

 그랜트는 포기했다. 그는 결코 역사를 이해할 수 없었다.   - p. 3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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