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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로열 - 제149회 나오키상 수상작
사쿠라기 시노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리뷰는 읽고 바로 쓰지 않으면 그때 떠올랐던 생각이나 느낌, 감상 등 모든 것이 흐릿해져 간다. 특히 바로 다른 책을 읽게 되니까 새 책에 대한 몰입이 이전 책에 대한 모든 것을 재빠르게 지워가는 듯 해서 가능한 책을 읽고 난 후 바로 리뷰를 쓰려하는 편인데, 이번엔 그러지 못했다. 난 한 번에 두 종류의 책을 읽는 것이 불가능한 듯 하다. 내 머리 속에는 책을 수용하는 작은 방이 하나 있어서, 한 권이 들어있다가 빠져나간 다음에야 다음 책이 들어갈 공간이 나는 듯 하다. 뭐, 결국 머리가 나쁜 게 아닐까... 사실 리뷰를 쓰는 것도 읽고 난 책에 대해 기억해 두기 위함이니까 말이지...
암튼 이 책은 나오키 상을 받은 연작 에피소드라서 들여다 보았으나, 내 취향은 아니올시다 였다. 로열 호텔이라는 러브호텔을 둘러싼 인물들에 관한 이야기로, 굳이 꼽자면 '거품 목욕'과 '별을 보고 있었어' 정도가 괜찮았다. 에피소드는 다소 지루한 듯 늘어지고, 인물들은 다소 답답하고 찌질하며 상황에 휘둘리는 구석들이 많아 여러번 덮으려고 했었다. 사실 굳이 기억해 둘 만한 책이 아니라 여겨져서인지 리뷰 쓰는 일이 더 늦어진 것도 있다. 변명이 길어지는군, 이만 총총.
[아침이고 낮이고 계속해서 밤을 연출해온 방은 오랬동안 그 중 어느 것도 아닌 시간을 떠돌았기 떄문인지 이미 어디에도 돌아갈 수 없을 만큼 지쳐 있었다. - p. 17 ]
[ 이십 년 전 옛날 일을 바로 어제 일처럼 되새기는 건 죽은 시어머니뿐이라고 생각했었다. 거품 속에 몸을 묻고 있으려니 메구메는 돈이 없어도 행복하다는 착각이 가능했던 그 시절의 자신이 지독히 슬프게 느껴졌다. - p. 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