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공장 - 소설가 김중혁의 입체적인 공장 산책기
김중혁 글.그림 / 한겨레출판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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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맥주 공장 가고 싶다...

 

[ 회사 대표님과 경영진은 결국 신진 아티스트 그룹과 힘을 모아 공장 전체를 작품으로 만들어버렸다. 고양이 그림도 있고, 산수화도 있고, 콩을 닮은 예쁜 동그라미도 있고, 정체불명의 형상도 있다. 이런 식의 낭비라면 괜찮을 것 같다. 생산과 효율을 강조하는 공장의 외벽을 울긋불긋하고 파릇파릇하게 만든 낭비의 마음이 좋다. 사람의 마음을 위해 낭비하는 공장이 마음에 든다. 무엇보다 식품을 만드는 공장이라서 더 그렇다. 누군가를 위해 요리를 할 때면 그 사람을 향한 사랑이 음식에 배어들게 마련이다. 공장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   - p. 72 ]

 

[ 초콜릿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어린 시절의 기억이 몇 개 있다. 누구나 그럴 것이다. 아이들이라면 초콜릿을 좋아하게 마련이고, 아이들 옆에는 초콜릿을 먹지 못하게 하는 어른들이 있게 마련이다. 어쩌면 세상은 그렇게 굴러가도록 되어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뭔가 금지시키고, 아이가 자라 어른이 되면 새로운 아이들에게 뭔가 금지시킨다. 금지와 허용이 반복된다. 반복되는 금지와 허용 사이에서 아이들은 자란다. 금지가 많은 곳에서 자란 아이들과 허용이 많은 곳에서 자란 아이들은 많이 다를 것이다.   - p. 119 ~ 120 ]

 

[ 공장 문을 연 2011년 9월부터 2013년 4월까지 4500장의 엘피를 찍었다고 하지만 공장의 규모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숫자다. 문의를 하는 사람은 많았지만 실제 제작까지 이른 경우는 별로 없었다. 기계를 돌리지 못하고 노는 날이 더 많았다. 놀았던 시간에 대해 이길용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공장 문을 열었는데 일도 없고 돈도 못 벌면 어떻게 되는지 아세요? 기술력이 일취월장합니다.'

 이런 초긍정주의자 같으니라고! 하긴, 그럴 법도 하다. 인간의 모든 기술은 잉여 노동력으로 발전한 것이고, 할 일이 없어서 새로운 발명을 하게 된 경우도 많으니까 말이다.   - p. 1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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