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괴 엘릭시르 미스터리 책장
다카기 아키미쓰 지음, 이규원 옮김 / 엘릭시르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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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일본에서 실제 일어났던 유괴사건을 취재해 쓴 글이니 만큼 재미가 없을 수가 없는 책이다. 온 나라를 들썩이게 한 아동 유괴 살인 사건의 재판을 방청하면서 자신의 계획을 세심하게 점검하고 보완하여 완전 범죄를 꾸미려는 범인이 등장한다. 몇 달 뒤 정말 아동 유괴 사건이 일어나고 범인의 완벽한 수법에 경찰은 계속 당하기만 한다.

 

뒤늦게 듣기 시작해서 정주행하고 있는 팟캐스트 '씨네타인19'의 "몽타주"편 중, 김훈종 PD의 격양된 이야기가 떠올랐다. 유괴를 저지른 범죄자에 대한 형벌은 사람을 죽인 자에 대한 그것보다 더 무거워야 한다는 골자의 이야기였던 걸로 기억된다. 세상에 일어나는 수많은 범죄에 대해 어떤 것이 더 잔인하고 끔찍하냐의 순위를 매길 수는 없겠지만, 확실히 어린 아이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에 있어서 만큼은 가중처벌에 대해 반론할 생각이 없다. 어리고 힘 없는 아이들이 죄 많은 어른들의 더러운 욕망에 의해 희생되는 것은 사람에 대해, 사회에 대해, 삶에 대해 회의가 들고 절망감에 빠져들게 한다. 미스터리 소설인 만큼 밝은 결말을 기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지만 역시나 읽고 나니 마음이 불편하다.

 

책 후반에 작가가 실제 일어난 유괴 살인 사건 공판을 방청하며 취재한 내용이 실려 있는데, 이 내용에 약간의 살을 붙여 이 작품을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인지 책 초반에서 중반정도까지 투박하고 뭔가 툭툭 끊어지며 몰입에 방해가 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법정에서 진행된 사건의 요약이나 증인 심문, 증거물 제출 등을 토대로 이야기를 구성하다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은 알겠다. 사실 읽기 조금 불편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동시에 50여년 전에 일어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묘하게 사실감 있게 다가오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다. 이 작가가 쓴 "파계재판"을 전에 읽었었는데 확실히 이런 법정 미스터리 쪽에 강점이 있는 듯 하다. 뭔가 딱딱하고 어색한 면이 있긴 하지만 사실적이고 냉정하게 글을 풀어나간다. 비극적인 사건이나 잔인한 순간 등의 묘사에도 과다한 감정 표현이나 수사 표현을 배제하고 최대한 간결하게 문장을, 단락을, 장면을 그려나간다. 취향이 확실한 작가이니 만큼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겠으나 재미 면에서는 확실히 평균 이상은 될 거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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