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의 도시 2 스토리콜렉터 24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서유리 옮김 / 북로드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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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우누스 시리즈로 유명한 넬레 노이하우스 작가의 데뷔작이란다. 보통 데뷔작엔 작가의 약점들이 그대로 드러나기 마련인데도 불구하고 상당히 재미있다. 재능있는 작가란 뭔가 다른가 싶다. 많은 비평가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예술성과 작품성을 따지게 되는 작품이 훌륭한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재미있는 소설은 그만큼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다. 흔히 책을 지식의 보고라고 하지만 난 재미있는 걸 읽고 싶다. 물론 부차적으로 지식도 늘리면 좋겠지만.

 

줄거리는 간단하다. 여주인공 알렉스는 뛰어난 M&A 전문가다. LMI에 스카우트 되어서 승승장구하며, 세르지오 비탈리라는 매력적인 남자에게 빠져들게 된다. 그녀의 주변인물들은 그 남자를 조심하라 충고하지만 성공에 대한 욕망에 눈이 멀은 알렉스에겐 들리지 않는다. 세르지오와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그 남자가 냉혹하고 잔인한 범죄자, 마피아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의 손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함정에 빠지게 된다...

 

정말 잘 읽히는 책이다. 페이지가 휙휙 넘어간다. 책을 빨리 읽는 사람이라면 두어시간 내에 1,2권을 다 읽을 수 있을 듯 하다. 가끔 드는 생각인데, 과연 페이지를 정신없이 빠르게 넘기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궁금하다. 어떤 책은 재미있고 훌륭한 책인 것은 알겠는데 은근히 집중도 안 되고 진도도 안 나간다. 반면 너무 재미있고 정신없이 빠져들게 하며 금방 읽히는 책들도 있다. 물론 그건 내 성향 탓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눈에 띄는 특징들이 있다. 소설 속에서 흡인력 있는 진행은, 경관에 대한 지루한 나열이나 인물에 대한 부가적인 설명, 배경에 관한 세밀한 묘사 등은 집어치우고 인물들의 대화와 사건 등에 집중함으로써 속도감 빠른 전개를 펼친다. 멀리 국도를 돌아가거나 휴게소에 계속 들르지 않고 쭉 뻗은 고속도로를 한번에 달려간다면 당연히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사실 이런 진행엔 작가의 상상력과 집중도도 상당히 요구될 것이다. 최종장에 이르기까지 많은 에피소드들과 상황들이 마련되어야 하고 그것들 하나하나가 유기적으로 어색하지 않게 잘 조직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넬레 노이하우스는 그런 점에서 탁월한 능력을 가진 것이 분명하다.

 

아무리 그렇다해도 이건 작가의 데뷔작이다. 그러다보니 약간 진부하고 어색한 표현들이 자주 등장하고 캐릭터의 능력이나 감정이 충분히 납득되지 않는 부분들이 많다. 알렉스는 툭하면 소름이 끼치고 방금전까지 누가봐도 불가능한 상황에서 별다른 장치 없이 잘도 벗어난다. 세르지오 비탈리의 매력이나 위압감, 잔혹함도 그다지 전달되지 않는다. 말로 아무리 반복적으로 설명해도 그렇게 대단하고 카리스마 있는 범죄조직의 수장으로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나이도 적지 않은 알렉스는 남자한테 잘도 빠진다. 금융계에서 시장의 상황과 자금의 흐름 등을 그렇게 잘 파악하고 심리전에 능해 승승장구 하던 여성이 어찌 이리 바보스러울 수 있는지 모르겠다. 어린 시절 엄마가 나쁜 남자는 위험하다고 가르쳐 주지 않았나보다. 미모와 능력, 정의감, 용기, 배짱까지 두둑한 여자가 남자 보는 눈이 그리 없다니... 이게 설득력이 약하다는 걸 작가가 알았는지 타우누스 시리즈의 피아는 전혀 다른 느낌의 캐릭터로 탄생했다. 가만, 이렇게 쓰고보니 이 책이 굉장히 별로인 것처럼 들리겠지만 이 모든 사실에도 불구하고 참 재미있다. 진짜다. 4일 연휴의 시작을 재미난 책과 함께할 수 있어서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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