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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구기담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정경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책소개에 보면...
[ '기담'의 기가 기이할 기(奇)자가 아니라 비단 기, 아름다울 기(綺)자를 쓴 데서 저자의 의도를 엿볼 수 있듯, 단지 괴이하고
무서운 이야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섬세하고 아름다운 호러 이야기를 담고자 했다. ]고 쓰여 있다.
섬세, 통과... 아름다운... 호러...라고......
올 여름에 기담 시리즈들이 여러 편 나왔던 거 같은데, 진정 기이하다는 말이 어울릴 만한 이야기들은 사실 별로 없었다.
작가들마다 특유의 방법으로 그런 분위기를 자아내려고 애쓴 것은 알겠는데 사실 별 것 없었다. 그런데 이번 [안구기담]은 살짝 예외에 속한다.
작가가 아름답다고 했지만 이 책이야말로 '기이한 이야기'에 잘 어울리는 7편의 단편들이 담겨있다.
개인적으로는 특히 "재생"과 "특별 요리" 2편이 속이 살짝 거북한 느낌이 들 정도로 제대로 된 기담이라고 생각한다. 이야기 자체가
새롭고 놀라울 만한 것도 아니고 결말도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 있지만 께름칙하고 거부감이 좀 든다고나 할까. 소개하는 자체가 스포일러가 될
터인지라 더 이상은 적을 수 없다. 아이를 갖지 못하는 부부에게 생기는 일을 그려낸 "요부코 연못의 괴어"는 비슷한 류의 이야기들을 이미 많이
보았고, "인형" 역시 아주 낯설지는 않다. "생일선물", "철교" 등은 동아리 MT 가면 술자리에서 살아남은 애들이 무서운 이야기랍시며 떠들어
댈 법한 스타일이다. 이렇게 말하고보니 2개 빼곤 별로라고 하는 것 같은데, 사실 전체적으로 평균 이상은 된다고 생각한다.
내용은 그렇다치고, 라이트노벨스러운 저 표지는 뭐지... [어나더] 작가라는 것을 어필하여 홍보하려고 했나 본데, 저건 좀 아니다.
다만 표지의 재질이 정말 특이하다. 약간 세무스러운 느낌이 나는 것이 신기해서 여러 번 쓰다듬다가 책이 어떤 내용인지를 알고 나서는 괜시리
찜찜해져 멀리 치워버렸다. 어쨌든 여름의 끝자락에서 드디어 제대로 된 기담책을 하나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