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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차일드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3-1 ㅣ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3
존 하트 지음, 박산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 잭은 어둠을 바라보면서 무릎을 팔로 감싸 안았다. "우린 지금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거야?"
조니는 막대기를 가지고 불 속을 쑤셔댔다. "내가 너에게 말하면 겁먹고 도망가기 없기다. 발뺌할 수 없어. 그러니까 지금 낄 건지
빠질 건지 말해."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결정하기 힘들어."
조니는 어깨를 추켜올렸다. "지금이라도 너희 집에 데려다줄 수 있어. 하지만 내가 뭘 하는지 네가 알면 안 돼."
"맙소사, 조니. 난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을 거야."
"할 거야, 말 거야?"
모닥불 건너편에서, 연기와 불에 그슬린 공기의 엷은 막 너머로 잭은 팔뚝으로 코를 문질렀다. 고개를 돌릴 때까지 그의 눈이
오렌지색으로 흐릿해지다가, 그 색깔이 사라지면서 그는 다시 황갈색 피부에 사방으로 머리카락이 뻗힌 지저분한 소년으로 돌아왔다.
"넌 내가 가진 유일하게 좋은 것이야, 조니. 빠질 순 없지." 그의 갈색 눈이 너무나 순진해 보여서 순간 강아지의 눈이 떠올랐다.
"그러니 어서 털어놔봐."
"이리 와." - p.313 ]
감당하기 어려운 일에 맞닥뜨렸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가... 캐서린은 주저앉아 버렸고, 헌트는 집착한다. 켄은 이용하고 잭은 눈을
감았으며 앨런은 어긋나고 조니는 정면으로 마주본다. 조니의 성정이 남달리 도덕적이거나 가족애가 깊거나 용감무쌍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마
나이를 먹어가면서 얻게 되는 비겁함, 세상의 때, 편견 등에 있어서 아직은 거리가 있는 나이이기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사람은 나이를 먹고 교육을
받으면 받을수록 현명해지고 지혜로워지는 것과는 멀어지는 것 같다. 모른 척하고 덮어두며 이용할 방법 등을 더 많이 배운다. 분명 교과서에 실린
텍스트와 선생님의 말씀에 그런 부분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교육되고 성장한다.
어릴 적 유괴된 조니의 여동생을 찾는 건 결국 어른들이 아니라 작고 마른 조니이다. 조니는 지키지 못한 어른들의 약속과 답을 주지 않는
하느님의 가르침에서 벗어나 직접 행동하려고 한다. 오로지 그 작은 아이 혼자 사건을 들여다보고 추적하고 접근해가며 결국엔 해결한다. 분명
재미나고 잘 쓰여진 책인데도 마음이 계속 불편했던 것은 부끄러운 어른들과 대비되는 조니의 깨끗하고 당당한 모습 떄문이었을 것이다. 어른들도 어쩔
수 없었다고 편들어주고 싶은 나는 이미 너무 나이들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