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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교육
로맹 가리 지음, 한선예 옮김 / 책세상 / 201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 그가 바이올린을 집어들었다.
더러운 누더기를 걸친 아이, 유태인 거주 지역의 학살로 부모를 잃은 유태인 아이가 악취 풍기는 지하실 한가운데 서서 세계와 인간의
명예를 회복시키고 있었다. 신의 명예를 회복시키고 있었다. 그는 연주하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더 이상 흉하지 않았고, 그의 어설픈 몸은 더
이상 우스꽝스럽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자그마란 손에서 활은 요술 막대기가 되었다. 승리자처럼 의기양양하게 머리를 뒤로 젖히고, 승리의 미소로
반쯤 입을 벌린 채 그는 연주하고 있었다. 세계가 혼돈으로부터 빠져나왔다. 세게가 조화롭고순수한 모습을 띠어갔다. 연주가 시작되자마나 증오가
사라졌고, 처음 몇 곡에 굶주림과 경멸과 추악함이 달아나버렸다. 빛이 비치면 까무라쳐 죽어버리는 음지의 애벌레들처럼, 가슴마다 사랑의 온기가
숨을 쉬고 있었다. 모두가 손을 내밀고, 모두의 가슴에서 형제애가 숨을 쉬었다. 아이응 이따금 연주를 멈추고 의기양양한 태도로 야네크를
쳐다보았다. 그러면 야네크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 한 번 더." - p. 178~179 ]
[ "나 화 안났어, 조시아. 하지만 나는 결국 배우게 되었어. 결국 그렇게 되고 말았어. 그들은 우리를 훌륭한 학교에 보냈고, 나는
언제나 훌륭한 학생이었어. 우리는 유명한 교육을 받았어. 타테크 흐무라 기억하지? 그는 그것을 우리의 '유럽의 교육'이라고 불었어. 그떄는
이해하지 못했어. 나는 너무 어렸거든. 그는 자신이 곧 죽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 그래서 아무 데서나 빈정거리고 다녔어. 하지만 나는 이제
알아, 그가 옳았어. 그가 그토록 비꼬아 말했던 이 유럽의 교육이라는 것은 바로, 그들이 너희 아버지를 쏠 때, 또는 너 자신이 뭔가 대단한
명분을 내세워 누군가를 죽일 때, 또는 네가 죽도록 굶주리고 있을 때, 또는 네가 마을을 파괴하고 있을 때 이루어지는 거야. 우리는 훌륭한
학교에 있었어. 우리는 정말 교육되었어." - p. 273 ]
[ "너한테는 다른 방법이 없었어, 야네크. 그건 그들 잘못이야. 이 추악한 짓을 벌인 건 바로 그들이야."
"추악한 짓을 벌이는 사람은 언제나 존재해요." 야네크가 화가 나 말했다. "타테크 흐무라가 옳았어요. 유럽에는 가장 오래된 성당들,
가장 오래되고 가장 유명한 대학들, 가장 커다란 도서관들이 있어요. 그래서 거기서 가장 훌륭한 교육이 이우러지죠. 세계 구석구석에서 사람들이
유럽을 찾아와요. 공부하기 위해서요. 하지만 그 유명한 유럽의 교육이 가르치는 것은 결국, 그럴싸한 이유들과 용기를 찾아내는 법일 뿐이에요.
얼음판 위에 스케이트응 실고 앉아서 그저 고개를 숙인 채 방아쇠가 당겨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을요."
" 너 많이 배웠구나." 도브란스키가 슬프게 말했다. - p. 28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