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 반전
바바라 바인 지음, 최준영 옮김 / 봄아필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10여년 전 있었던 살인사건이 드러난다. 젊음 하나 믿고 깨방정 떨던 세 남자는 어엿한 사회인이 되었고, 해골이 발견되었다는 신문의 단신을 보고 모두 각자의 장소에서 두려움과 죄악감에 괴로워하며 옛기억을 하나씩 떠올려간다.

 

현재와 과거가 번갈아 가며 나온다. 사건이 드러날까봐 초조해 하는 그들의 현재 상황과 10여년 전의 기억이 차례대로 나오다가 점점 조급해져가는 그들의 감정처럼 책 후반부엔 두 줄기의 이야기가 마구 뒤섞여 묘사된다. 과거 사건과 현재 사이에 어떤 특별한 에피소드나 추가적인 사건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들이 잊으려고 애써왔고 외면하고 싶어했던 기억을 끄집어 내어 가며 다양한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려가고 그것들이 현재의 삶에 영향을 미쳐가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그들을 억누르고 있는 불안, 초조, 두려움 등의 감정 만큼이나 책을 읽는 독자도 갑갑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책의 진행 탓인지, 직설법에 가까운 역자의 번역때문인지, 캐릭터에 공감할 수 있게 작가가 그려낸건지 알 수는 없다만 아무튼 꽤나 부담스럽고 답답한 기분이 내내 들었다. 굉장히 재미있다거나 흥미진진한 내용은 아니다. 사건 그 자체보다 그 일을 벌인 인물들의 심리 묘사와 그 이후의 행동 변화에 초점을 맞춘 터라 미스터리용의 재미는 그닥 찾을 수 없으며, 책 말미의 한두장에서 드러나는 반전은 제목처럼 치명적이지 않다. '골드 대거 상' 수상작이 어떤 것인지 궁금한 분들만 읽어도 충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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