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무척, 매우 재미있음... 엄지 척!!! [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

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 ㅣ 도조 겐야 시리즈
미쓰다 신조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3년 11월

[줄거리-알라딘 책소개 중 발췌

본업은 기담을 채집하며 전국을 방랑하는 환상 소설가요, 본업 못지않게 수수께끼풀이 탐정으로도 기꺼이 몸을 던지는 도조 겐야! 이번에는 신비로운 물의 신 ‘미즈치 님’을 외경하는 나라 지방의 어느 산골 마을로 향하는데… 그리고 여지없이 맞닥뜨리게 되는 불가해한 밀실 살인! 십삼 년 만에 열린 기우제 의식 중에 신남이 사체로 발견된 것이다. 그것도 어마어마한 공포와 마주한 듯, 눈을 부릅뜬 채 사체가 된 신남. 그는 대체 무얼 본 것일까? 사건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여러 신사를 책임지는 신남들이 줄줄이 죽어나가고… ]

아... 우선, 너무 재미있다 ㅠ.ㅠ

이 말을 안 하고 넘어갈 수가 없다.

이런 작품을 읽을 수 있다니 너무 기쁘다... ^^;;

어느 산골짝 깊숙이 자리한 마을과 그곳에 대대로 내려오는 전설이나 신앙 등이 존재하는 곳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일들과 사건사고들... 지금까지 읽어본 미쓰다 신조의 ~것 시리즈 곳의 사건들은 그 고장의 전설이나 동요, 시구 등이나 고래적에 벌어진 일들에 편승하여 일어난 살인사건들이 많았다. 선조로부터 대대로 내려오는 의식이나 관습적 행위들이 이전 세대로 불리우는 나이 든 마을 어른들에 의해 이뤄지며 마음에 원한을 가진 자이거나 그로 인한 희생양들의 저주와 복수가 노인네들의 고집스런 침묵과 외면 속에 살그머니 끼어드는 풍이었다. 이번 작품인 [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 역시 기본 얼개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이른바 마을의 구세대들로 대표되는 이들이 아주 오래 전 선선대의 주술이랄까, 의식이랄까를 되살리다 일어나는 비극이 펼쳐진다.

정작 사건이 벌어지는 것은 책의 후반부이며 정확한 물증이랄까 증거 없이 추측으로 하나씩 용의자를 제거해나가며 범인을 밝히는데 그것도 거의 마지막 페이지에 가깝게 다가간 다음 일이다. 지인으로부터 전해들은 마을의 내력과 사건의 중심부에 얽혀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에 상당한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지만 술술 읽힐 뿐더러 그 자체만으로도 꽤나 재미가 있으니 작품의 흐름에 나쁜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일본이야 워낙 민간 신앙이 발달한 나라이고 과거에는 요괴나 마물들이 함께 살고 있다고 여기며 지내던 시대도 존재했으니 당연한가도 싶지만 우리나라에도 이 못지 않게 재미난 이야기들이 있을 텐데, 쉬이 접할 수 없어 무척 아쉽다. 내게는 잠자리에서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이야기나 고추 먹고 맴맴하는 동화를 들려줄 할머니가 안 계셔서 그런가 싶기도 하지만, 그런 책들이 출판되어 있다는 풍문도 크게 들은 적이 없으니 내 탓이나 출판계 탓은 아닌 듯 하다. 남의 떡이 커 보인다고 그런 점은 마냥 부럽다만 다행히 많은 번역가들 덕에 이런 미스터리나 만화들을 읽을 수 있으니 이만한 것도 고맙게 여겨야겠다. 이 시리즈를 빌려본 것도 있고 예전에 하나 팔아버린 것도 있는 것 같은데... 몽땅 다시 구매해서 소장해야 하나 고민 중이다...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