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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탑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줄거리-알라딘 책소개 중 발췌
교토대학 농학부 5학년이자 현재 휴학생인 '나'는 예전 애인 '미즈오 씨'를 연구하기 위해 관찰을 거듭하며 240장에 이르는 대작 리포트를 작성 중이다. 미즈오 씨 역시 예사롭지 않다. 그녀는 주인공의 생일에 죽음의 순간을 정리한 책을 선물한다.
괴팍하고 희귀한 인종이라는 면에서는 결코 주인공에게 뒤지지 않을 교토대생들이 등장한다. 빼앗길 염려도 없는 순결에 전전긍긍하며 세계 평화와 사회질서를 위해 신작 포르노를 뒤적이는 사내들은 이 뜬세상에 도전하며 교토 거리를 활보하고, 칠전팔기의 정신으로 세월을 보내지만, 누구도 그들의 고투를 알아채지 못한다.]
모리미 도미히코의 책은 역시나 즐겁다. 연애에 무관심한 듯 하지만 그 누구보다 사랑을 하고 싶어하는 대학생들이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고고한 척 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무척 재미있다. 각각의 캐릭터도 특이하지만 그들의 일상에서 발생하는 소소한 에피소드와 소재들이 많은 웃음을 준다. 무거운 주제의 책으로 복잡해진 머리와 정신을 달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우리가 좋아서 시작한 투쟁이라 해도, 때로는 지칠 때도 있다.]
[어찌해 볼 수 없는 우리의 위대함이 어리석은 틀에 박히기를 거부하는 거라고 큰소리치며 현혹시키는 건 간단하다.
그러나.
그러나 때로는 틀에 박힌 행복도 좋다고, 우리가 중얼거린 적도 있지 않을까.]
[연애는 어디까지나 배은망덕한 기쁨이며, 부끄러워해야 마땅한 일이며, 가능하다면 남의 눈을 피해 맛보아야 할 금단의 과실이다. 그것을 마치 인생에 당연히 열리는 과실인 양 장소를 안 가리고 먹어 대고, 과즙을 남에게 튀겨 대는 행위가 얼마나 무거운 죄인지 인식해야 마땅하다.
만천하에 우글거리는, 팔짱을 낀 남녀들에게 고하노라.
“살아가라, (그러나 조금은) 부끄러운 줄 알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