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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증명 ㅣ 증명 시리즈 3부작
모리무라 세이치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젊은 혈기...라는 말을 쓴다...
감성과 감정의 에너지가 그야말로 최고조에 다다른 시기...
뜨겁고 빠르게 도는 피가 온 몸과 마음을 달구고 들뜨게 만드는 그런 시절의 이름이다...
그것이 청춘이다.
그 시기에 받아들이는 모든 것들은 그야말로 인생을 좌우하게 된다. 어린 시절의 기억은
말 그대로 어린 시절의 것이기에 본인은 기억하지 못하고 의식하지 못하는 형태의 것으로
깊숙히 자리잡게 되지만, 젊은이라고 불리우는 시기에 벌어지는 일들과 맞닥뜨리게 되는
모든 것들은 삶과 인생 자체를 좌우할 힘이 있다. 어느 정도의 이성적 사고가 가능하고
행동으로 옮길만한 실천력도 갖춘 데다가 금방 몰입하게 만드는 감수성까지 가득하기에
그들의 선택은 위태위태하지만 남은 인생을 걸어볼 밖에 다른 길은 없다.
작가는 불안정하고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기에 청춘이라고 했다. 어찌 될 지 알 수 없기에
청춘이라고 했다. 다양한 방향과 가능성을 갖춘 청춘의 끝이 어찌 되는지 확인하고 싶었던
작가의 의도가 이 작품을 탄생시킨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의, 우정, 사랑, 동료, 친구, 모험... 무엇하나 청춘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들이 혹 하지 않을
것이 없다. 그들이 높이 우러르고 가슴 벅차하던 그 가치들이 남은 인생을 어찌 바꾸었는지
안타깝게 펼쳐진다.
친구의 아내와 결혼하고, 아이의 아버지는 다른 사람이며, 약혼자의 여동생과 결혼하는...
이른바 막장 드라마의 구성요소는 웬만큼 갖춘 스토리에 실망할 지도 모르겠다. 모든 것이 얽히고
섥혔다가 마지막 한두페이지에서 화악~ 드러나는 진실은 조금 허무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그렇게
대단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그렇게 죽자고 살아온 삶이 결국 아름답게만 마무리되지는 않는 점에
어이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토록 찬란히 빛나던 청춘은 원래 그렇게 한순간에 불과할 뿐,
덧없이 스러져간다는 것을 작가는 역설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것으로 나는 "증명 3부작"을 모두 읽었다. 작품마다 약간의 편차가 있다고 생각되어지지만
그래도 세 작품 모두 걸작이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