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나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김수진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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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알라딘 책소개 중 발췌

 홀로 도시 탐험을 즐기는 열다섯 소년 오스카르 드라이는 여느 때처럼 바르셀로나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다가, 폐허가 된 저택에 사는 어여쁜 소녀 마리나를 만나 친구로 지내게 된다. 마리나가 오스카르를 바르셀로나의 외진 공원묘지로 데려간 어느 날, 두 사람은 검은색으로 온몸을 휘감은 여인과 이름도 없이 검은 나비 문양만 새겨진 묘석을 보게 되는데… ]

 

 

처음에 받은 인상은 "위대한 유산"이나 "비밀의 정원"의 바르셀로나 판을 보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중반 이후를 넘어가며 오스카르와 마리나가 겪게 되는 사건들과 점차 밝혀지는 이야기들은 이 작품이 단순한 청소년 권장 소설류의 차원을 넘어선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판타지와 공포, 모험이 뒤섞인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대표적 스타일이 드러나는 작품이라 하지만 그것만이라고 하기엔 아쉬운 뭔가가 있다. 순수하고 밝게 빛나던 시절에 맞닥뜨린 진실과 비밀들을 풀어가는 그들의 모험이 참 신비롭고 눈 앞에 보이는 듯 가깝게 느껴진다. 조금 더 어린 시절의 내가 읽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생겼지만 지금에라도 충분히 온 마음으로 읽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작품 전체에서 자주 목격되고 작품 자체의 이미지로 대표되는 약간 쓸쓸하고 몽환적이며 안개가 자욱한 동 트기 직전의 바르셀로나 거리같은 분위기를 사리아 저택의 입구를 그린 듯한 표지에서 무척 잘 살려냈다고 생각한다. 다만 마리나로 짐작되는 소녀의 뒷모습이 너무 어리고 통통해보이는 데다 양 갈래로 묶은 머리의 이미지 등이 책 속의 그녀와 사뭇 달라보여 아쉬울 뿐이다.

 

 

["내 친한 친구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 문젯거리는 바퀴벌레 같다고." 세기 수사님은 진지한 이야기를 할 때에도 항상 농당을 하는 듯한 어조를 띠곤 했다. "밝은 빛 아래로 꺼내놓으면 놀라서 도망치는 모양이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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