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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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알라딘 책소개 중 발췌

해바라기처럼 남편만을 바라보며 사는 마흔다섯 살 슈코는 때때로 어머니와 단 둘이 여행을 떠난다. 남편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아니, 어쩌면, 그에게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와 함께 떠난 휴양지에서 슈코는 바비 인형을 닮은 소녀를 만난다. 그녀의 이름은 미우미. 어린아이도, 여자도 아닌 그 소녀만이 내뿜는 매력에 슈코는 시선을 빼앗긴다. 그리고, 이 만남을 계기로 슈코와 미우미, 그리고 슈코 남편과의 미묘한 관계가 시작되는데……. ]

 

 

슈코, 기리코, 미우미, 하라... 주로 등장하는 이 4명 외에도 이 책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서로서로 묘한 긴장관계를 형성한다. 상대를 좋아하는 점은 분명한데 싫고 불편한 부분도 거의 같은 그 만큼 함께 한다. 함께 있고 싶고 상대방에게도 자신이 느끼고 있는 만큼 받아들여지고 싶어하기에 거스르는 부분이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아슬아슬하게 소모적인 감정 조절을 한다. 애정, 관심, 사랑같은 모호한 감정은 금방 익숙해지고 쉽게 질리며 곧잘 따분해지기 때문에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한 위험한 줄다리기를 반복하게 된다. 그 누구도 말하지 않지만 모두 알고 있다. 서로 상대방의 호흡을 봐가며 조금씩 줄을 감았다 풀었다를 반복한다. 나쁘게 말하면 이런 변태같은 것들... 좋게 말하면 이런 선수들...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을 대체로 좋아하는 편이다. 급하지 않고 세세하게 하나하나 묘사하며 설명하지만 결코 집요하지 않게 감정을 파헤치고 풀어내는 문장들이, 그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비유들이 거북한 주제마저도 편안하게 받아들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쉽고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쉽다고 입 밖에 내서 말할 수 없는 강렬한 자극이 있고 가볍다고 평할 수 없는 묵직한 여운이 있다. 다만, 이 작품은 꽤나 불편함을 안겨주었는데, 그들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가, 무모한 감정 싸움이 나를 소모시킨 탓이다. 두껍지도 않은 이번 책을 읽느라 나는 너무 지쳐버렸다. 그래서 별 3개...

 

 

[정적이란, 소리가 아니라 기척이므로. -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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