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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마처럼 비웃는 것 ㅣ 도조 겐야 시리즈
미쓰다 신조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1년 8월
평점 :
[줄거리-알라딘 책소개 줄 발췌
일본 고도 고지(高地)에 위치한 하도 촌락에는 대대로 '성인 참배'라는 의식이 전해 내려온다. 성인
참배란 하도에서 태어난 남자가 스무 살이 되는 해 백중에 삼산(三山)의 외사당에서 내사당까지
혼자 가서 배례하는 의례로, 마을 고유의 성인식에 해당하는 의식이다. 고키 가의 넷째 아들인
고키 노부요시는 집안의 성화에 못 이겨 '성인 참배'를 위해 고향으로 내려온다. 그가 참배를 나선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산 속에서는 아기 울음소리 같기도 하고 동물의 울음소리 같기도 한
기괴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캄캄한 산 속을 정신없이 도망쳐 달리던 그의 눈에 순간 믿기지
않는 광경이 펼쳐지는데... ]
미쓰다 신조는 미스터리라는 게 무엇인지 정말 제대로 보여 주는 작가이다. 장르소설, 미스터리,
추리소설, 무서운 이야기, 공포괴담, 전설 및 지방 민담 등 이 분야에서 일반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집대성해서 작품을 그려낸다. 그의 작품은 정말 단순한 책의 경계를 넘어 예술의 경지
에 이르지 않을까 싶다. 아, 칭찬이 너무 호들갑스러운가... 그래도... 너무 맘에 든다.
음... 미쓰다 신조의 작품은 어디선가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를 좋아한다면 볼만할 것이라는 글을
본 기억이 언뜻 떠오른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미쓰다 신조의 작품을 더 높이 쳐주고 싶다. 다양한
민간전승의 괴담을 베이스로 하여 글을 이끌어 나가며 도조 겐야가 사건의 중심에서 관계자인 듯 혹은
제3자인 듯 하는 묘한 거리에서 관찰하고 바라보는 시선도 마음에 든다. 또한 긴다이치 고스케의 작품
에서 사건 현장에 대한 감상이나 새롭게 다가올 참극에 대한 좋지 않은 예감 등을 묘사하는 표현이나
방식들이 넘 천편일률적인 듯 한데 반해(특히...이 세상의 것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어쩌구 하는 구절)
미쓰다 신조는 다양하면서도 독자가 함께 공감하며 페이지를 넘길 수 있도록 쓰고 있다.
또한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가 가장 원성(?)을 사는 이유 중 하나인, 정작 탐정이라면서 살인을 막지도
못할 뿐더러 범인이 끝장을 다 본 뒤에서야 쭈욱~ 설명하며 사실은 어느 시점에선가 눈치를 챘는데
마지막 확신이 부족해서 밝힐 수 없었다는 둥 하는 변명(?)이 탐정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데다가 작품마다 거의 비슷하게 종결짓는 분위기가 틀에 박혀 있는 듯 해서 아쉬운 점이 있다. 도조 겐야는 처음부터
철저히 자신은 절대 탐정이 아니라며 몇번씩 못을 박을 뿐 아니라 심지어 주위에서 "선셍님"이라 불리
우는 것조차 사양한다. 중간쯤에 정보가 부족하다며 자료 수집을 하거나 조언을 구하러 다니기도 하고
마지막에 사건을 설명할 때조차 부족한 자신은 사건 순서대로 말을 해야만 납득이 가게 설명을 할 수
있다며 독자도 충분히 얼개를 맞출 수 있었을 내용들을 잘난 척 하지 않고 늘어 놓는다. 일단 욕 먹을
가능성은 철저히 배제하고 시작하여 마무리까지 완벽하게 자신은 관계자가 아님을 밝힌다. 흔히 장르
소설에서 사건을 규명하는 자는 탐정 아니면 형사의 신분인데 반해 괴담을 수집하는 작가라는 그럴 듯
한 포장으로 방패막을 삼아 독자로 하여금 거부감 없이 그의 존재를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드는 겄까지
작가의 머리가 기똥차게 잘 돌아간다 하겠다.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에서는 산에 사는 마귀(?)의 존재가 직접 인간의 삶과 얽혀져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렸다면 [산마처럼 비웃는 것]은 시골 산중의 마을에 위치한 영험한 산의 존재 자체가 공포의 중심이 된다. 여기에 전래동요와 밀실살인, 전통적이고 폐쇄된 마을의 오래된 인습들까지 다양한 요소들이 재미
를 더 하며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펼쳐지는 반전 또한 그럴 듯 하다. 경외의 대상인 산에 오를 때 마다 생기는 공포를 묘사하는 방식과 구절들이 무척 자연스럽고 리얼하게 다가온다.
작가의 작품들 중 [~처럼 ~하는 것]시리즈들을 보면서 느낀 것인데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 뿐만 아니라 어찌 이리 절묘하게 작품을 묘사하는 제목을 지었는지 작명 센스조차 맘에 든다.
아...부디 이 시리즈가 계속 나오길 고대한다. 한동안은 미쓰다 신조의 현대물로 만족해야 할 듯 한데
이 시리즈에 못 미친다는 풍문을 접한지라 살짝 망설여지기도 한다. 우야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