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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교실 1 ㅣ 세미콜론 코믹스
우메즈 카즈오 글 그림, 장성주 옮김 / 세미콜론 / 2012년 12월
평점 :
[줄거리-알라딘 책소개 중 발췌
* 인류 멸망 후 황폐해진 미래로 날아간 아이들
아마토 초등학교 6학년 생 다카마쓰 쇼는 굉음과 함께 갑자기 미래 세계에 떨어진다.
학교 바깥은 가도 가도 사막뿐. 모래 속에서는 ‘야마토 초등학교 862인의 넋 이곳에
잠들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비석이 발견된다. 이곳은 인류 멸망 후의 지구였던 것이다!
어딜 보아도 모래뿐인 낯선 공간에서 아이들을 지켜야할 선생님들은 광기에 사로잡히고,
학교는 정체불명의 생명체에게 공격받기 시작한다. ]
과학기술의 놀라운 진보로 인해 세상은 점점 더 편리하고 빨라져만 가고
기술산업의 발달로 온갖 소비재들은 다양하게 넘쳐만 간다.
돈이 돈을 벌어들이면서 빈부의 격차는 심해지고 새로운 지배계층이 등장한다.
생태계는 파괴되고 환경은 오염되어 가며 인성은 사라져 간다.
오랜세월 인류가 꿈꿔왔던 미래는 결코 핑크빛이 아니었으며
현재의 인간이 내다보는 미래는 더욱 암울하기만 하다.
영화, 소설,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류의 미래에 관한 코드는 '멸망'으로 대표되었다.
분에 넘치는 물질과 욕망을 소유한 대가로 하늘의 노하심을 사서 천재지변으로 망하던지
사람이 스스로 이룩한 기술과 대의명분(?)을 이용하다 핵폭발로 자폭하던지...
우리의 미래는 그렇게 그려지고 불려지고 쓰여지고 있다.
2200여페이지가 넘어가는 무시무시한 두께를 자랑하는 이 만화는
공포만화의 대명사인 이토 준지의 스승인 우메즈 카즈오의 대표작이다.
어떤 괴물이나 귀신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무시무시한 괴담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 작품이 공포만화일 수 밖에 없는 것은
밝고 풍요로우리라 확신했던 미래가 얼마나 황폐한지,
버려지고 고립된 인간들이 얼마나 무능력하고 잔인한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것도 순수해서 솔직할 수 밖에 없고, 단순하기에 근원적인 질문을 되뇌이게 하는
아이들의 눈을 통해서 말이다.
다소 전개가 거칠고 각각의 에피소드가 LP판 튀듯이 어색한 감을 줄 수도 있다.
그건 이 작품이 1970년대 초반에 연재된 작품인지라 그럴수도 있지만,
작품의 배경이, 아이들이 처한 인류 멸망 이후의 현실이
희망이 보이지 않고 한치 앞을 가늠할 수 없는 참담함만 가득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필이면 그런 고난의 시간을 보내야 할 대상이 어찌해서 아이들인가... 싶기도 하다.
물론 아이들이라 할 지라도 덜 권위적이고 덜 폭력적인 것은 아니다.
다만 다시 한번 희망을 갖고 또다른 미래를 꿈꿔보는 데에 가장 적합한 이들이
바로 아이들이기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우메즈 카즈오는 아이들의 선택이 인류에게 새로운 희망의 초석이 되기를 바랬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