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사키 - 2010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 수상작
에릭 파이 지음, 백선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혼자 사는 오십대 남성이

냉장고의 요구르트 1개와 쥬스 일부가 사라진 것을 수상히 여겨

집에 웹캠을 설치한다.

출근한 직장에서 컴퓨터로 집안을 모니터 하던 그는

집안에 낯선 여인이 있는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한다.

남자보다 2살이 더 많은 여자는 갈 곳이 없어

우연히 들어온 그의 집에 1년 가까이 몰래 숨어 지내고 있었던 것이다.

 

증가하는 1인 가구 문제나 고독사 등이 증가하는 요즘에

외로움이나 소통의 단절 따위의 감정적 문제는 일단 접어두고

안전 문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집안에 사람이 1명이 있든, 2명이 있든

독하게 마음 먹은 도둑이나 강도에게는 문제가 안 될지 모르지만

그래도 하나보단 둘이, 둘보단 셋이 나을 수 밖엔 없을 것이다.

(침입자보다 숫적으로 앞서다면 위기를 모면할 기회도 커질테니까...)

 

시무라는 집안에 누군가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만

그 대상이 자신보다 2살 위인 여성이고

자신이 출근하고 난 뒤의 조용한 집안에서

따듯한 햇살을 느끼는 것에 행복해하는 사람임을 알고 나자

그녀에 대한 묘한 연민을 느낀다.

인식하지 못했을지라도 같은 공간을 공유하고 살아온 자에 대한 동질감일까...

아니면 실제로 폐를 끼친 일도 없고 단지 비와 추위를 피하고 싶었던 뿐인

여성의 처지를 안타깝게 여긴 것 뿐일까...

 

그녀의 사연은 그럴만하다고 고개 끄덕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어 혼자 사는 여자 집에 숨어든 것이 남자였다면...

과연 이런 식의 결말이 날 수 있을런지...

혼자 있는 저녁이면 괜시리 닫아 두었던 옷방과 베란다 문 등을 열어

아무 것도 없음을 확인하고서야 안심이 되는 나로서는

책두께만큼 가벼운 기분으로 마지막 장을 넘길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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