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네이크 스킨 샤미센
나오미 히라하라 외 지음 / 황매(푸른바람)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슬롯머신으로 딴 50만달러를 축하하기 위한 일본계 미국인들의 파티장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상금의 주인공이 살해된 현장엔 목이 부러진 일본 오키나와의 전통악기 샤미센이 발견된다.
용의자가 되어버린 피해자의 친구 하스이케의 부탁으로 하스이케의 여자친구 후아니타와
70대의 정원사 마스가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상금을 둘러싼 살인이라 여겨졌던 사건은 50여년 감춰진 또 하나의 살인사건과 연관이 있음을 알게된다.
 
마스는 사실 탐정이라 하기엔 무리가 있다.
뛰어난 재치나 번뜩이는 영감이 있는 것은 고사하고 뭔가를 추리해서 알아내는 것도 없으며
무뚝뚝하고 말주변도 없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싫어하는데다,
귀찮은 일에 연관되는 것을 질색하는 타입의 노인인 것이다.
다만 하스이케에게 진 신세를 갚아야 한다는 일본인 특유의 감정적인 이유가 그를 움직인 것 뿐이다.
그러나 사건을 조사하면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얽혀서 살아가는 것이 사람이 사는 방법이란 것을 깨닫게 되고, 자신도 모르는 순간에 사건의 중심에 다가가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된다.
 
사실 극적인 반전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마스가 70대 노인임을 감안이라도 한 듯이
관계자들을 한명씩 차근차근 만나가며 얘기를 들어보면서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나간다.
살인의 첫장면부터 사건의 관련자들을 빤~히 짐작하게 하는 분위기이지만
마지막에 밝혀진 오래된 사건의 전말을 읽어가노라면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올 지경이다.
돈이나 오래된 전통악기에 관련된 은원관계가 다가 아니었던 것이다.
사람에 의한, 사람에 대한 차별,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흉기였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일본계 미국인들 뿐만이 아니라
전세계 곳곳에서 건너온 이민자들의 천국인 미국에서
정통 미국인(??)이라 주장하는 자들의 비뚤어진 우월감이 만들어낸 비극들이 얼마나 많을런지......
살인 현장에서 밝혀진 목이 부러져버린 오키나와의 전통 악기 샤미센이야말로
2차 세계대전과 원자폭탄 투하의 피해에서 도망쳐나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건너온 일본이민자들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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