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냉수
하다 게이스케 지음, 양억관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두 형제가 있다.

어린 시절 유약했던 형은 밖에서 놀림 당하고 구박 받는 스트레스를

집에 있는 어린 동생에게 폭력을 행사함으로 해소하곤 했다.

형이 중학교에 들어간 후로 그 폭력은 멈추었지만

동생은 형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지 못했고

형은 신체를 단련하고 좋은 학교에 들어감으로써 그 우위를 굳건히 했다.

어린 시절엔 형에게 맞음으로써, 성장하면서는 잘난 형에 대한 비교로

둘째는 형에 대한 미움이 나날이 커져만 갔고

서로 미워하고 혐오하는 마음은 커져만 갔다.

이 책은 그런 둘의 이야기이다.

 

가족이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아껴줘야 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묘한 논리가

그 형제들에게 되려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가족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지켜보고 노출할 수 밖에 없는 대상이기 때문에

타인이 했을 경우 참고 지나칠 수 있는 말, 행동 등에 대한 반발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부모님과 친척, 주위의 시선들은 그래도 가족이니까...라는 말로 포장하려 한다.

때로 이것은 무척 큰 짐이 되며, 나이가 어린 시절에 그 딜레마를 겪게 된다면

형제 혹은 남매, 자매간의 관계에 큰 상처를 남길 수도 있다.

 

약간 극단적으로 치우치는 감이 없지 않다고 생각하긴 하나

요새같이 인륜이니 천륜이니 다 사라져가는 세상에선 되려 그들이 정상일 수도 있겠다 싶다.

아마 억압된 일본 사회에서의 가족이니 만큼

그 안에 내재된, 억눌린 감정들이 푹발할 때 가족이라는 사회는 바로 붕괴될 것이다.

두렵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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