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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이치는 강가에서
온다 리쿠 지음, 오근영 옮김 / 노블마인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온다 리쿠의 소설에서
어른이란 존재는 철저히 배제된다.
주인공들의 아름다운 청춘의 한토막를 얘기하면서도
그들의 내면적인 성숙에도 불구하고
어른이란 존재는 다른 종류의 진화인 것이다.
동경하던 아름다운 선배들과의 여름방학 합숙은
마리코에게 설레고 흥분되는 사건이었다.
그러나 묘한 매력의 소년 둘이 합류하면서
마리코가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시간은 흘러간다.
그 곳은 모두의 어린 시절이 묶여 있는 곳이다.
숨겨왔고 모른 척 해왔던 커다란 비밀
그러나 결코 벗어날 수는 없었던 아픈 기억들이다.
한가지 사건을 둘러싼 그들의 기억들이 조금씩 모여
실체에 다가가 진실을 알게 되는 순간
마리코는 어리고 불안정한 소녀시절을 마감한다.
온다 리쿠의 소설이 대게 그렇듯
이 책도 몰입속도가 빠르며 쉽게 읽힌다.
그러면서 묘한 매력이 가득한 또다른 세계처럼 다가온다.
달콤하고도 치명적인 매력이 작품 전체에 가득하다.
독자가 책속의 주인공들의 한 멤버가 된 듯
그들을 내버려 둘 수 없게 만든다.
챕터가 바뀔 때마다 화자가 바뀌며
그들이 기억하고 있는
그들이 생각하고 있는
그들이 숨기고 있는
그들이 의도하고 있는 면모가 드러나며
각기 다른 입장에서 바라 본 주인공들의 모습이 보여진다.
마오코가 그랬듯이
나 역시 제3자가 아닌, 그들의 공범자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