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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무법자
크리스 휘타커 지음, 김해온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2월
평점 :
나의 작은 무법자는 단순한 성장 소설이 아니라, 인간관계와 가족애, 그리고 삶의 불완전성을 조명하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관심이 갔다. 특히 무법자라는 단어가 제목에 포함된 것이 흥미로웠다.
보통 무법자는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지만, 작은 무법자라는 표현에서 어떤 애정과 연민이 느껴졌다.
이 책이 단순한 반항아의 이야기인지, 혹은 더 깊은 의미를 담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
책을 읽는 내내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이 겪는 갈등과 성장 과정이 너무나 생생하게 다가왔다.
특히 작가의 문체는 섬세하면서도 직설적이어서, 주인공의 심리와 상황이 더욱 몰입감 있게 전달되었다.
책을 읽으며 가족이라는 개념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가족이란 단순히 피로 맺어진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과 때로는 불완전한 모습까지 받아들이는 과정이라는 점을 다시금 깨달았다.
또한 성장 과정에서 어른들이 기대하는 바람직한 모습과 아이들이 처한 현실 사이의 괴리감이 잘 드러나 있었다.
책 속에는 유쾌한 순간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먹먹한 감정도 자주 밀려왔다. 특히 주인공인 어린 소녀 더치스가 자신의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세상과 맞서 싸우는 모습에서 짠한 감정을 느꼈다. 더치스는 때때로 무모하고 감정적이었지만, 오히려 그 점이 더욱 인간적으로 다가왔다. 더치스의 선택과 실수, 그리고 그로 인해 얻은 깨달음이 마치 내 경험인 것처럼 와닿았다.
이 책을 읽으며 성장이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었다. 우리는 종종 성장을 직선적인 과정으로 생각한다. 즉, 실수를 줄이고 점점 더 완벽해지는 것이 성장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이 책은 성장의 다른 측면을 보여준다.
성장에는 혼란, 실수, 그리고 때때로 후퇴가 따른다. 주인공이 완벽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또한, 세상의 기준과 규범에 맞추지 않는 사람을 우리는 종종 무법자처럼 여긴다. 그러나 책을 읽으며 ‘무법자’란 정말로 규칙을 어기는 사람인지, 아니면 세상이 만든 틀에서 벗어나려는 사람인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더치스의 행동이 모두 옳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더치스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려 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성장의 과정이 아닐까 싶었다.
책을 덮고 나서도 마음 한편에 묵직한 여운이 남았다. 주인공과 같은 경험을 하지는 않았지만, 누구나 마음속에 ‘작은 무법자’를 품고 살아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의 기대에 맞추려 노력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기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우리 모두에게 익숙한 감정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의 작은 무법자는 단순히 청소년 성장담이 아니라, 삶의 복잡한 감정을 깊이 있게 탐구한 작품이다. 누구나 한때는 ‘무법자’처럼 불안하고 방황하는 순간을 겪는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조금씩 성장한다.
이 책은 그런 성장의 순간을 가감 없이 보여주며, 우리에게 자기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제공한다. 읽는 내내 공감하고, 고민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