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 3 : 실크로드의 오아시스 도시 - 불타는 사막에 피어난 꽃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생각에 지배당해 모조리 비워내는 여행을 하고 싶지만 발이 묶여있는 이 시국의 그야말로 실크로드의 오아시스 같은 책이었다. 바쁜 일상에 치여 한 번에 읽어내지 못했지만 짬을 내어 읽을 때엔 내가 가만히 실크로드를 따라 걷고 있는 귀한 경험을 했다. 지금 내게 기행이었다면 오히려 머리가 복잡해졌을지도 모르겠다. 유홍준 교수님이 책머리에 밝혔듯 정보 전달에 초점을 맞춘 답사기라 지금 나에게 적격인 독서였다.
-
아직 어리다면 어린 나이지만 늘 하는 걱정이 "나의 생이 다 하기 전에 내가 원하는 모든 곳에 당도할 수 있을까. 이것이 정말 지역을 의미하든, 추상적인 어느 지점을 이야기하든."인데 걱정이 늘었다. 처음에는 내가 여기를 갈리 없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 거리를 두고 읽었는데 자꾸만 내가 걷는 상상을 하게 되는 것이었다.
281쪽 '해외여행에는 연령의 리듬이 있다. 젊었을 때는 모두 화려하고 발달된 문명을 경험해보고 싶어 해 파리, 런던으로 떠나는 배낭여행을 선호한다. 중년으로 접어들면 유명한 박물관과 역사 유적을 찾아 이집트, 그리스, 로마를 여행한다. 그러다 중늙은이가 되면 역사고 예술이고 골 아프게 따질 것 없는 중국의 장가계, 계림 등 자연관광과 일본 온천여행을 선호한다. 그러다 노년이 가까워진 인생들은 오히려 티베트, 차마고도 등 인간이 문명과 걸 부닥치며 살아가는 곳을 보고 싶어한다. 인간의 간섭을 적게 받아 자연의 원단이 살아 있는 곳에 대한 그리움이 노년에 들면서 깊어지는 것이다."
이 책은 젊었을 때의 나를 연령의 리듬을 건너 뛰어 노년의 나의 욕망을 끌어오는 대단한 능력을 지녔다.
-
유홍준 교수님의 안내를 에어컨 밑에 앉아 가만히 사막길을 따라가는 이 기묘한 호사를 다른 사람들도 느끼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