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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 & 줄리아 - Julie & Julia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시작부터 영화는 철저한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계속 반복되는 지겨운 일상. 숨막힐 것 같은 직장. 별볼일 없는 일상에 대한 한숨. 아주 사소한 이유 때문이었다. 줄리가 블로그를 시작하고 그 블로그에 줄리아의 요리 레시피를 따라하는 프로젝트를 올리게 된 것은. 그렇게 사소한 이유로 시작된 줄리의 프로젝트는 점점 줄리의 일상에 달콤한 양념을 뿌린 것처럼 달콤하게 변화시킨다. 줄리의 프로젝트와 함께 시간을 거슬러 줄리아가 요리를 시작하게 된 과정이 서로 교차된다. 줄리아가 요리 학원에서 남자들과 함께 당당하게 요리 수업을 받는 장면, 그래서 결국 요리 책을 내게 되는 과정과 함께 줄리가 그 요리책을 보고 줄리아의 요리를 하나씩 하나씩 해나가는 과정이 함께 교차되며 그려진다.
별볼일 없던 직장을 다니던 줄리는 프로젝트가 성공하며 일약 유명 블로거가 되고, 자신의 이름을 알리게 된다. 하나씩 하나씩 요리를 따라하며 자신의 삶까지 멋지게 요리한 줄리. 때로는 요리 과정에서 좌절을 경험하며 아이처럼 엉엉 울기도 하고 남편과 싸우면서 위기의 시간을 겪기도 하지만 어찌됐든 그녀는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평생에 뭐 하나 제대로 끝내는 게 있었으면 좋겠다는 엄마의 말은 그녀를 자극시킨 중요한 원동력이기도 했다. 그녀는 드디어 무언가를 제대로 끝냈으니까. 대대적으로 성공했으니까.
자신의 일상을 맛깔스럽게 요리하듯, 매력적으로 연기한 에이미 애덤스의 연기가 인상깊다. 물론 깊은 맛을 내는 음식처럼, 자연스럽게 연기한 메릴 스트립의 연기도 빠뜨릴 수 없겠다. 두 여자의 앙상블은 상큼하고 달콤했다. 영화 <다우트>에서 보여주었던 연기 호흡을 매력적으로 이어나간다.
줄리의 성공은 숨막힐 것 같은 일상을 어떻게 요리하면 근사한 메뉴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평범하고 뭐 하나 잘난것 없고 지루한 삶에서 그래도 당신의 삶을 사랑하고 싶다면, 이 영화를 보라고 하고 싶다. 어떤 것으로든 무언가 시작하게끔, 그래서 나의 일상적인 삶을, 내 삶을 사랑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는 영화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