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에는 잘만 터뜨려댔던 감정들은 나이가 들고 어른이 되며 상황과 책임에 짓눌린다.그렇게 꾸역꾸역 감정을 짓누르는데 익숙해진 사람들은 어느새, 화가 나도 화내지 못하고 슬퍼도 울지 못하고 기뻐도 웃지 못한다. 더 열심히 짓눌러온 사람들은 더 나아가 지금 느끼는 이 이상한 기분이 어떤 이름의 감정이었는지 조차 잊어간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건강한 것일까? 절대 아니다. 내가 내 감정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표출하고 해소해야 엉뚱한 길로 빠지지 않을 수 있을 뿐더러, 내가 내 감정의 이유를 정확히 파악하고 상황을 직시하는 순간 나의 문제가 해결된다.
하지만 한국 특유의 어른스러움이라던지, 타인의 감정을 우선시 해야하는 상황이라던지 이런 것들에 의해 나의 감정을 밀어두고 지내던 현대인들에게 갑자기 나의 감정을 파악하고 직시하라고 한다면, 그것 또한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오늘 소개할 책인 <감정에 솔직하지 못한 나에게>는 바로 이렇게 세상살이에 치이며 감정을 꾹꾹 짓눌러온 우리들을 위한 책이다.내가 이런 상황에 느끼던 감정들이 어떤 감정이었는지, 감정을 꾹꾹 누르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감정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등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느끼던 감정으로 인한 문제들을 하나하나 짚어주고, 위로해준다.
목차는 다음과 같으며, 총 3파트로 나뉘어져있다. 감정으로 마음을 이해하는 방법에 대해 적힌 파트 1, 감정으로 문제상황을 살펴보는 파트 2, 내가 느끼는 감정이 무슨 감정인지를 알려주고 그것으로 부터 문제 상황에서 벗어나는 법을 도출해내는 파트 3.
책은 이렇게 귀여운 일러스트가 충분히 채워져 즐거울 뿐 아니라 이해도 쉽게 할 수 있게 해준다.
파트 2의 한 꼭지인데,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법을 감정과 연관지어 쉽고 재미있게 풀어둔 점이 좋았다. 결국 트라우마란 우리가 그 사건을 해석하고 받아들이는데 달렸기에, 우리가 그 사건을 해석하던 감정의 색안경을 벗고 바라보면 어떨까하는 이야기였다.
이 외에도 우리가 몰랐던 우리 감정의 다양한 모습들 그리고 위로가 되는 따뜻한 한마디들도 많다.
이번 가을, 왠지 싱숭생숭 오르락 내르락하는 감정을 주체할 수없다면, 가을타는 당신을 위해 책 한권 추천한다.공원에서 가을 볕을 느끼며 읽는다면 곧 다가올 겨울에는 감정을 잘 다루는, 더 성숙한 사람으로 거듭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