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하게, 큐레이터

소소하게, 큐레이터 - 뮤지엄에서 마주한 고요와 아우성의 시간들 ㅣ 일하는 사람 8
남애리 지음 / 문학수첩 / 2022년 6월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는 저자의 생생한 이야기가 듣고 싶어서 선택한 책이다. 박물관에서 일하는 학예사나 큐레이터에 조금 관심이 있어서 궁금해졌다.

저자가 큐레이더가 된 솔직하고 현실적인 이유는 '학예사 자격증'을 우연찮게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생각지도 못한 답변이라서 조금은 당황했지만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라 수긍을 하고 넘어갔다.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큐레이터라고 하면 우아하게 전시를 기획하고 전시물을 설명해주는 전문직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저자는 이런 생각을 멀리 던져버리게 했다.

규모가 크고 예산이 넉넉하고 인원이 많다면 모를까 지방의 소규모의 큐레이터 오직 1명, 예산은 부족한 곳에서 일했던 저자는 1인 다역을 하고 있었다.

전시 기획부터 도록준비, 전시실 내부를 기획에 맞춰 꾸미고 지시하고 고장난 부분을 스스로 고치고 관람VIP 접대도 하고 사회도 보는 등 읽는 내내 짠하다고 할까?

그래도 성공적으로 전시를 이끄는 없어서는 안될 중요함을 담당하고 있었다.

책을 보며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작업복을 입고 전시 관람을 하러 들어가지 못하고 망설이고 계셨다. 저자는 들어가도 되냐는 관람객에게 무료관람이고 들어가도 된다고 얘기한다. 그분은 박생광 작가의 그림앞에 "어떻게 이렇게 그리는 걸까요?"라며 대단하다고 자신이 느낀 점을 이야기해준다. 저자는 그 때 서야 복장으로 사람을 판단했던것을 부끄럽게 생각했다고 한다.

예술이란 것은

내가 어떤 지식을 가지든, 어떤 배경을 가지든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231p

그림이나 유물들을 볼 때 모두 같은 생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각자 느끼는 바가 다 틀리기 때문에 정답은 없는 것 같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감동을 얻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큐레이터에 대한 직업에 대한 로망이 있었는데 현실적으로 직접 경험한 저자의 생생한 이야기를 듣고 보니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던 힘들기는 매한가지란 생각이 들었다.

미래에는 큐레이터라는 직업이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여전히 뮤지엄덕후의 길을 갈꺼라는 저자를 응원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