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이의 도깨비불과 연희의 엔진으로 한성폭마수라는 별명을 얻었다는 문구에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도깨비와 친구가 된다는 것도 그렇고 연희의 경성생활도 궁금했다.
아버지와 함께 사는 연희는 매일 밤 도깨비 갑이와 씨름을 한다. 이기지도 못하고 엎치락뒤치락하다 새벽에는 싸리빗자루로 변하는 갑이와 어느새 수다도 떨며 친해지게 된다.
갑이는 조선의 마지막 도깨비라고 애기하고 사람들이 더이상 도깨비를 믿지도 웃어주지도 않는다고 한다. 자신의 꿈은 인간이 되어 땅말고 하늘에서 날아보고 싶다고 애기한다.
산 속에 숨어살며 조선의 대장장이로 살았던 연희 아버지를 살해하는 장면에서 침략자의 악랄함을 보았다. 장인들의 씨를 말리고 자신들이 최고라고 말하며 다니고 싶었나보다.
연희는 아버지의 유품이 된 원전을 들고 경성으로 도망을 간다. 머리는 남자처럼 잘라내고 인력거를 끌고 일본인 사이에서 전차를 배우려고 고군분투한다.
아버지의 어깨너머 보았던 불을 기억하며 여러 도면을 그렸지만 조선이 땅을 빼앗겼던 것 처럼 모든 것을 빼앗기고 여자라는 사실도 밝혀지며 산 속으로 도망치고 만다.
새로운 시대가 열렸어도 여성이라는 편견때문에 앞에 나서는 것 조차 쉽지않다.
예전 인력거를 끌던 시절 만났던 진홍도 힘들긴 마찬가지다. 결국 연화와 진홍은 서로 의지하며 진홍의 아이를 키우며 산 속에서 힘들게 살아간다.
사람이 되고자 열망했던 조선의 마지막 도깨비라 외치던 갑이는 일본인 과학자가 사람으로 만들어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거기에 넘어가 변절을 하고 만다. 연화가 안타까워했을 때는 이미 세뇌가 된 탓인지 조선이라는 자긍심을 잃고 그들을 옹호하는데 앞장서고 있었다.

순진한 소녀와 여성들에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입에 발린 말로 위안부로 끌고 가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깡통 속에 조선인을 빙자한 일본앞잡이들에게 분노가 솟아올랐다. 가면 안된다고 못가게 막고 싶은 심정이였다.
돌아오지 못할 아이들을 기다리는 연화와 진홍의 모습도 너무 안타까웠다. 끝끝내 돌아오지 않는 아이들을 위해 집까지 잘 찾아오라고 불을 밝히며 기다리는 혼자 기다리는 연화의 마음은 어땠을지 상상이 간다.

책의 맨 앞장에 제일 먼저 나와있던 페이지에 의문이 들었는데 끌려간 아이들을 위한 기도였다. 아마 연화뿐만아니라 그 당시 보내고 하염없이 기다려야했던 이들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글이였음을 알았다.
책을 읽으며 딱 하나 아쉬웠던 점은 연희와 진홍의 이야기 그리고 갑이의 이야기를 좀더 길게 듣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들의 생각을 모두 담기에는 너무 짧은 것 같다. 장편으로 풀어내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처음엔 단순히 연화와 도깨비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지만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배경과 날로 발전해가는 기술이 맞물려져 세상이 바뀌고 있음을 알려주었다. 얇은 책이라고 가볍게 시작했지만 끝으로 갈 수록 묵직한 여운을 남겨주는 책이였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