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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아이, 지구 입양기
데이비드 제롤드 지음, 정소연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단순히 표현하자면 SF소설가 게이 남성과 화성인이라
주장하는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에 걸린 8살짜리 사내아이 데니스의 입양기이다.
그냥 이렇게만 봐서는 부모가 될 수 없을꺼 같은
(적어도 내 기준에서는....입양은 양 부모가 있어야만 된다고 생각했으니까...) 사람과
내 아이도 키우기 어렵다는 행동장애 걸린 아이의 입양기라...
그게 가능 한가....?
부모의 입장에서도 아이의 입장에서도 그 두가지 경우가 워낙 불안해보여서
과연 그들의 관계가 잘 형성될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표지만 봐도 남자가 업고 있는 아이가 힘겨워 보여서^^;
(그 만큼 그 아이를 키우기가 버겁다는 표현을 하는거 같았다. 내눈엔..그렇게 비쳤다.)
그러나...책 한장 한장 넘기면서 그 남자에게 깊은 존경심을 가지게 됐다.
낳아준 부모에게서 버려지고 몇 번의 입양과정에서 양부모에게 학대당하면서
어른들에게 상처받은 아이 데니스...
정말 삐뚤어질 수 밖에 없는 아이... 불쌍한 아이..
그 아이를 정말 가슴으로 품어주고 가족이 뭔지 가르쳐준..
가족이 되어준 사람이 바로 그 남자였다.
게이이면서 온전한 가정을 이루고 있지 않은 그 남자가 과연 부모가 될 수 있을까?
부모의 자격이 안될꺼라 난 생각했다.
더군다나 멀쩡한 아이도 아닌 정신적 장애를 안고 있는 아이라 그 둘이
가족이 되는 건 불가능 할꺼라 생각했다.....
단순히 한 가정을 이루고 있지 않고 평범한 남자가 아닌 게이이고 아이가 8살이나 됐고 행동장애를 앓고 있다는 나의 편견때문에.
하지만 읽을 수록 그건 정말 나의 편견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
사실 책 끝까지 읽으면서도 정말 이 남자 대단하네.
어떻게 아이가 이렇게까지 괴롭히는데(사람들 앞에서 심하게 때를 쓰고 물건도 훔치고 돈도 훔치는 등 ) 그걸 다 받아주고 있지..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소설이니까 가능한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마지막 후기에서 이 입양기가 허구가 아닌 실화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실화였다....저자의...
저자는 실제로 그 아이를 입양해서 키웠고 입양이 완료된 시점에
데니스란 이름대신 션이라 고치고 지금은 17살의 사춘기 지난 소년으로 자랐다고 한다.
왠지 가슴이 뭉클하며 목이 매였다.
그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서 가족이 되었구나... 이렇게도 가족이 될 수 있구나..
부모라는 것이...부모자격이 있는 사람만이 입양을 할 수 있다고 여겼는데
진정 가족이 되고 부모가 되는 것은 사람의 잣대로 자격을 정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정말 나보다 더 그 사람을 그 아이를 사랑할 수 있을 때 부모가 되고 가족이 되는 것이였다.
자격같은 이성이 아니라 감성으로 그 감성에 대한 책임감으로 형성되는 것이였다.
또한 준비! 부모로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완변하게는 아니지만 최소한의 지식은 갖추고 있어야 한다.
아기의 예방접종, 아기의 대화법(울면 기저귀 갈기 아님 배고파서 아님 잠이 안와서 등등)등등
그렇듯이 이 남자도 준비되어 왔다.
방에 있는 아동에 관한 각종 세미나의 테이프며
아동에 관한 각종 서적들이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
데니스를 입양하기 위해 면접을 봤을 때 데니스의 행동장애 정도를 알기 위해
물었던 수치들이 나타내는 상태의 정도까지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준비해오고 있었다.
준비된 상태로 그 아이를 사랑한 것이다.
거기에는 인간으로서의 잣대따윈 문제 되지 않았다.
게이라는 것도..엄마가 없다는 것도... 아이가 행동장애아라는 것도...
모두 사람의 편견에 지나지 않은 것이다.
그 누구보다 훌륭한 아빠이자 엄마이고
그 누구보다 천진난만하고 귀여운 8살짜리 꼬마애였는데...
난 입양이라 하면 엄마, 아빠라는 두 사람이 정상적인 갓난 아기를 키우는 장면을 떠올렸다.
나도 나중에 입양해서 다른 아이를 정말 내 아이처럼 키우고 싶다고 생각했다.
어디까지나 아무런 장애가 없는 갓난 아기를...하지만 그 바램은 조금 소극적이였다.
두려움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안젤리나 졸리, 차인표/신애라, 션/정혜영이 입양하면서 입양에 대한 나의 인식이 많이 변했다. 좋은쪽으로^^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인식은 더 좋은쪽으로 ..또한 좀 더 넓은 폭으로 변화했다.
갓난아기에서 좀 더 큰 아이(연장아동:걷고 말하는 아이)도 입양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고
정서적 장애가 있는 아이도 입양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고
엄마, 아빠가 다 있어야만 가족이 될 수 있어서 입양할 자격이 된다는 생각이 변하게 됐고
'정서적 장애가 있는 아이가 나쁘기만 한건 아니다.
다 그만한 과거의 사실이 있기에 그런 행동이 나오는 것일 뿐이다.
그냥 충실히 그 아이를 믿고 사랑해주면 그런것들은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됐으며
입양해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그냥 단순히 예쁜 아이를 데려와 나의 이야기에 맞춰
좋은 이야기만 써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그 아이의 이야기와 나의 이야기가 서로 엮이면서
하나의 이야기로 써내려가는 과정이 있어야 하므로 그 과정을 견딜만한 책임과 의무도
필요하다는 것을 좀 더 마음 깊이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은 나의 입양에 대한 인식을 바로 잡아주고 나를 좀 더 성숙시켜 줬다.
부모됨이 어떤것인지... 책임과 의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책이 아닌가 싶다.
고아 수출국의 오명을 쓴 우리나라가 그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나같은 입양에 대한 편견을 가진 사람들의 편견이 깨어져야 한다.
그러기에 이 시대의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이 책의 따뜻한 내용이 좀 더 전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