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로니카의 눈물
권지예 지음 / 은행나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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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바깥이 춥기도 하고 여러 이유로 집에 틀어박혀 드라마나 영화 시청을 하루종일 하느라 책은 거의 읽지 않다가,

오랜만에 집어들게 된 책이 바로 '베로니카의 눈물'.

침대에 누워서 여행 관련 영상을 찾아보며 어느 나라든지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로망을 키워가고 있을 때였다.

'베로니카의 눈물' 에서는 총 6편의 소설이(마지막 편은 제외하고) 이국의 배경에서 펼쳐지는 등장인물들의 감정들과 관계에 대해 다룬다.

첫번째 실린 단편인 <베로니카의 눈물>에서 주인공은 집필에 집중하기 위해 쿠바에 혼자 집을 얻어 잠시 살아가고 있는데,

베로니카라는 집 관리인과 함께 우정을 쌓게 된다.

쿠바에서의 생활을 이것저것 도와준 베로니카에게 주인공은 점점 정을 붙이고 쿠바의 엄마라고 느끼게 된다.

그러나 밝은 쿠바 여인 베로니카에게도 항상 돈 문제가 자리하고 있어 주인공은 이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고 의심까지 하게 된다.

처음엔 베로니카의 잦은 방문을 꺼려하던 주인공이 점점 베로니카에게 의지하는 모습, 그리고 주인공이 한국에선 그 흔한 휴지 한통을 쿠바에서 구하기 위해 여러 날을 보내는 모습을 보고 쿠바에 가본 적 없는 나도 뭔가 주인공과 함께 쿠바에 방 한칸에서 살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내가 가장 몰입해서 읽었던 단편은 마지막에 실린 <내가 누구인지 묻지 마> 와 <낭만적 삶은 박물관에나> 였다.

<내가 누구인지 묻지 마>는 유일하게 한국만을 배경으로 한 단편이고, 신문기사로만 읽었던 안타까운 사건들의 내면에 들어간 듯한 느낌이었다.

<낭만적 삶은 박물관에나>는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하는데, 주인공 재이는 전 애인 진봉과 헤어지고, 파리에 머물며 진봉에게 연락을 하게 된다. 이 때 재이가 헤어지게 된 원인이자 진봉의 애인에 대해 읽었을 때 뻔하지 않은 결말에 재밌어하며 읽었다.

방구석 침대에서 피어나던 외국 로망보다는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해 생각하게 된 책이었다. 때로는 한국이 아닌 다른, 외국에 있다는 사실부터 나를 더 외롭고 처량하게 만들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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