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다니다 보면 고양이가 너무 많다는, 애묘가들이라면 한번 쯤 여행을 생각해본 곳이 바로 아이노시마 아닐까?
나 또한 자세히 알지는 못했지만 고양이 섬이라는 이름만 듣고 언젠가 꼭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같은 애묘가인 작가 야마네 아키히로도 고양이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적인 덕심(?)을 가지고 7년이나 아이노시마에서 고양이들과 동거동락한 것 같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신기한 사실들을 꽤나 알게 되었다.
고양이가 언제부터 인간 곁에 함께했는지, 고양이의 조상들과 여러 종류의 고양이들에 대한 설명 등 여러가지 사실들이 나와있는데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집고양이가 행복할지, 길고양이가 행복할지에 관한 내용이었다.
사실 이렇게 집고양이? 길고양이? 하면 사람들은 당연히 추운 겨울에도 따스하고 풍족하게 지낼 수 있는 집고양이가 행복하다고 할 것이다.
나 또한 길고양이가 행복해 보인다고 느낀적이 없었고, 예민하고 날카로운 눈매에 항상 겁을 먹거나 저만치서 바라만 보거나, 친구가 고양이 사료를 주는 것을 지켜보던 뭔가 거리감 있었던 기억뿐이었기 때문에 집고양이가 행복하겠지- 하는 생각이 깔려 있었다.
그러나 결론은, 고양이마다 느끼는 점이 다르다는 것이다.
아무리 고양이가 잠도 많고 아무생각 없이 나른해보여도, 길가 생활을 좋아하는 고양이도 있다.
이것은 작가가 아이노시마의 주민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읽고 완전히 와닿았는데, 어느 민가에서 기르던 고양이가 가출을 하게 되었고, 그 뒤로 해마다 수차례 주인 앞에 나타났지만 주인이 안으려 하자 거부하고, 주인을 거칠게 비비며 인사하고는 주인을 꽤나 아프게 물었다는 것이다. 또 몇 해가 지나자 결국 그 고양이는 주인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충분히 집고양이로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는 상황에서도 길고양이의 삶을 택한 이야기였기에, 신기하고 새로웠다.
이 외에도 수수께끼같은 '고양이 집회' 현상이나 길고양이들의 교미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 자료를 보면서 정말 생각지도 못하고, 쉽게 알 수 없는 여러 새로운 사실들을 이 책을 통해 알게되어서 좋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