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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고양이 - 닿을 듯 말 듯 무심한 듯 다정한 너에게
백수진 지음 / 북라이프 / 2020년 3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시책리뷰 #18 #아무래도고양이 #북라이프
#안아주지 마세요. 한 아이만 오래 돌봐주지 마세요.” 책임질 수 없다면 함부모 ‘제1보호자’가 되지 말 것. 바로 봉사의 기본이다.
나무(고양이이름)의 작은 세상에서 나의 존재는 너무 커져버렸다. 내가 무엇을 했던가. 밥을 챙겨주고, 놀아주고, 화장실을 치워주고, 옆에서 같이 자고, 누구든 나 대신 해줄 수 있는 일들이지만 이제 나무에겐 같은 의미일 수 없다. 내 멋대로 나무를 데려와 함께 쌓아 올린 시간이 나를 대체 불가능한 존재로 만들었다. 나무를 외롭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다. 황홀하지만 무조건 책임이다.
(이 정도 책임감이 없다면 애완동물 뿐만 아니라 자녀도 낳아면 안 된다!) 회사에서 돌아온 누나가 코트를 벗을 시간도 없이 엉덩이를 두들겨달라고 보채는 나무와 눈을 맞추고 묻는다. “누나가 왜 그렇게 좋아? 응?”
(나도 주은이 집 강아지 웅이한테 자주하는 질문...) 나무는 대답 대신 골골성을 부르다가 내 손바닥을 슥삭슥삳 핥는다. 이토록 나만 바라보고 나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는 작은 생명. 나를 괴롭게 하더라도 그 행동에 악의가 있을 리 없고, 이해가 안 가도 이해할 수밖에 없는, 고양이는 사람에게 평생 그럼 존재다.
고양이의 마음이 사랑이든 의존이든 내가 지고 있는 책임에 대한 보상치고는 너무 달다. 상상을 초월하는 귀찮음에 투덜대면서도, 이토록 많은 사랑이 반려동물을 놓지 못하는 이유다.
나도 결혼하고 아이가 어느 정도 크면 강아지 키워야지👍🏻 #안병조작가 #책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