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로 가는 길
스위스 융 연구소의 소장을 지냈던 융 학파의 대가 제임스힐먼(James Hillman)에 따르면, 인간의 육체는 부모의 유전자를반반씩 물려받지만 정신은 엄마와 아빠의 기계적인 결합이 아니라고 한다. 즉 아이의 정신은 ‘엄마의 유전자‘와 ‘아빠의 유전자‘
를 반반씩 물려받는 것이 아니라 그 아이만의 고유한 ‘자기 운명의 유전자를 타고난다는 것이다. 이것을 옛 사람들은 다이몬이라고도 하고, 운명의 부름이라고도 했다. 아이에게 ‘넌 왜 아빠를닮지 않았니?‘, ‘엄마를 닮았으면 공부를 잘했을 텐데‘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아이의 성장을 가로막는 치명적인 덫인 셈이다.
모든 아이에게는 자신의 인생을 개척할 ‘운명의 도토리‘가 잠재되어 있으며 부모의 역할은 ‘더 좋은 유전자‘를 물려주는 것이아니라 ‘아이만이 가진 운명의 도토리‘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주는 것이 아닐까. 어머니의 사랑도, 아버지의 인정도 받지 못했던 골드문트는 환경만으로 본다면 고아나 마찬가지였지만, 스스로 운명을 개척한다. 그는 나르치스라는 최고의 스승이자 지음)을 만나고, 니클라우스라는 훌륭한 멘토를 만나 자기 운명을 스스로 뿌리내리기 시작한다. - P1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