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힘들의 주고받음이다. 칼 융은 개인 위에 있는 어떤힘이 창조적이고 적극적인 방식으로 우리 삶에 개입하는 순간의중요성을 강조한다. M. L. 폰 프란츠는 「인간과 상징」에서 ‘무의식‘이 ‘의식‘을 향해 눈길을 보내는 순간의 신비를 이렇게 묘사한다. 사람들은 때때로 무의식이 비밀스러운 구도에 따라 자신을 이끌어나간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마치 나는 보지 못하는데나를 보고 있는 뭔가가 있는 것 같을 때, 그 순간이 바로 영혼의성장을 향한 내적 충동이 눈을 뜰 때다. 이럴 때 무의식의 메시지를 감지하고 그것을 영혼의 성장을 위한 에너지로 바꾸는 것이 바로 ‘에고‘의 적극성이다. 에고는 이 영혼의 성장을 향한 내적 충동에 주의 깊게 귀를 기울이고, 어떤 목적이나 방향도 강요하지 않은 채, 자신의 내적 충동 자체에 몰두해야 한다.
사람들을 ‘외적인 성취‘로만 평가한다면, 우리는 결코 이 무의식의 실현 과정을 이해할 수 없다. 사회적으로 눈에 띄는 성취를 이루지는 않았지만, 볼수록 마음이 편안해지고 계속 함께 있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 평생 주부로만 살아온 평범한 할머니에게서도 우리는 위대한 현자의 영혼을 만날 수 있다. ‘무의식과의식의 통합‘은 책을 많이 읽거나 직업에 매진하는 것 같은 의식적 활동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 외적으로 훌륭해 보이는 어떤 위대한 인물이 된다고 해서 이룰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남의눈에 띄지 않는 자리에서도 자신을 향한 운명의 부름을 이행하는 것이 가장 위대한 성취임을 아는 것, 시험에 합격하거나 돈을 많이 벌거나 원하는 직업을 얻는 것이 아니라 ‘정말 그런 것들이 내가 원하는 것인가‘를 통렬하게 질문하는 것이야말로 무의식의 뜨거운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는 에고의 성찰이다. - P1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