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쓰코의 모험>에서 인물들의 감정이 일치하지 않는 게 흥미롭다. 남녀 간 사랑의 감정이 일치하지 않으니 긴장이 생기고 갈등이 생긴다. 이를테면 남자는 여자를 사랑한다고 고백하는데 여자는 남자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하거나 여자가 남자에게 살갑게 대하니 다른 여자가 그 여자를 질투하는 식이다.나쓰코의 감정은 왜 저렇게 흘러가나. 자신의 감정대로 말하고 행동한다는 점에서 그는 주체적인 여성이다. 부자집 딸이라는 점에서 그는 물질적 풍요 속에서 정신적 빈곤을 겪고 있는 것 같다. 늘 물질적으로 풍족했으니 욕망하고 도전하는 것에 갈증을 느꼈을 것이고 공허한 삶을 사는 것에 두려움을 느꼈을 것이다. 나쓰코는 남자가 정열을 가진 것을 보고 따라가지만 그에게서 정열이 사라진 것을 보고 그를 떠난다. 정열을 포기한 삶이란 죽은 것과 같기 때문이다. <나쓰코의 모험>은 정열을 찾는 삶을 은유한 이야기이고 이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미시마 유키오는 나쓰코의 감정에 집중했을 것이다. 애틋함, 질투, 연민 같은 감정인데 이 감정은 두려움에 뿌리를 두고 있다. 정열이 없는 삶을 사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냥 이렇게 공허하게 살다가 죽으면 안 된다는 두려움 말이다. <나쓰코의 모험>을 두려움과 싸우는 이야기로 읽었다. 이야기가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