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은 없다 대산세계문학총서 183
응우옌후이티엡 지음, 김주영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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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선 응우옌후이티엡에 대해 상찬을 늘어놓지만 작품은 그저 그렇다. 다만 베트남 전쟁을 겪은 작가가 작품에서 전쟁과 민족을 말하지 않는다는 게 흥미로운데 내가 베트남을 아직도 전쟁으로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이따이한, 공산주의와 싸우겠다며 베트남에 참전한 용사, 베트남전은 미국이 일부러 일으켰다는 주장, 베트남전 벌어졌던 양민 학살, 우리가 전쟁에서 이겼기 때문에 민간인 학살은 사과하지 않아도 된다는 베트남 사람들, 전세계에서 열강과 싸워 이긴 유일한 나라 베트남, 고엽제, 영화 람보같은 것이 그러하다. 내 기억 속에선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 쌀국수만이 베트남 전쟁과 관련이 없는 것 같다.

한 나라, 한 사회를 전쟁으로만 기억하는 게 온당한가. 나 자신한테 물어보지만 미디어에서 전쟁과 관련한 내용만 접했으니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을 하게 된다. 당연히 베트남도 사람 사는 사회니 욕망이 있고 두려움이 있을 것이고, 사랑도 있고 고독도 있을 것이다. 그 모든 감정은 전쟁과는 무관할 수 있다. 응우옌후이티엡이 베트남 전쟁에 대해 말하지 않은 이유가 궁금하다. 응우옌후이티엡의 산문집이나 인터뷰가 있는지 모르겠는데 읽고 싶다.

그래서 나는 응우옌후이티엡을 읽고 베트남에서 유명하다는 작가의 대표작이 이 정돈가. 베트남 작가를 앞으로 읽지 말아야겠다. 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베트남을 알고 싶고 인간을 알고 싶으니 베트남 작가를 더 읽어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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