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트 : 땀, 힘겨운 노동 GD 시리즈
린 노티지 지음, 고영범 옮김, 우연식 그래픽 / 알마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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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국립극장에 린 노티지의 <스웨트>가 오를 예정이어서 예매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취소되었다. 공연이 열리기를 오랫동안 기다리면서도 올해 예매한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는 통에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예매했던 공연이 취소되었다는 안내 문자를 받을 때마다 얼마나 괴로웠는지 모른다. 결국 <스웨트> 공연 마저 취소되는 걸 보고, 코로나 이 개새끼 욕을 하고야 말았다. 나중에라도 공연을 하면 좋을테지만 가능할지 모르겠다.


공연은 못 보게 됐지만 대신 알마 출판사에서 <스웨트> 희곡이 출간되어서 읽었다. 신자유주의 경제문제로 외부(직장)가 붕괴되자 내부(개인)도 붕괴되는 과정이 무척 설득력 있고, 인상적이고, 가슴아프다. 개인의 붕괴는 알콜, 마약 중독, 범죄에 노출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고, 개인과 개인의 충돌(옆에 있는 사람을, 함께 할 동료이자 함께 울고 웃을 이웃으로 여기는 게 아니라 싸워야 할 적, 내 것을 뺏어간 도둑으로 여기는)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 마디로 콩 한쪽도 나눠 먹는다는 말 같은 건데 그 말은 가난한 사람들의 사랑, 우정, 연대의식, 공감 능력 같은 걸 의미하지만 개인이 붕괴되면 콩 한 쪽도 나누지 않게 된다. 미움, 분노, 처절함, 서글픔이 남는다.


사회의 붕괴는 가정의 붕괴로 이어지고 가정의 붕괴는 개인의 붕괴로 이어진다. 그 역도 성립한다. 그렇게 보자면 국가가 개인을 보호해준다는 개념은 얼마나 중요한가. 특히 지금과 같은 코로나 시대에 국가에서 내국인 외국인 가릴 것 없이 재난지원금을 주고(조건은 부여된다.), 치료를 해주고, 여러 가지 정책을 펼치는 것은 기억해야한다. 이 정책이 포퓰리즘이냐, 실효성이 있는 정책이냐. 국가의 부채가 늘어가는 것 아니냐. 하는 고민을 해야 하지만 국가가 개인을 보호하는 여러 정책을 한다고 해서 사회주의가 될 수 없고, 외국인한테 재난지원금을 준다고 해서 세금낭비가 될 수 없다. 국가는 국가 안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그들이 누구든지 간에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끝까지 지켜야 할 가치는 인간의 존엄이다. 정말 좋은 작품을 읽었다. 잘 쓴 작품이자 문제의식이 날카로운 작품. <스웨트>.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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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8 07: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통통다람쥐 2022-10-02 19:42   좋아요 0 | URL
다시 공연이 올라가서 다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