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생이던 1977년에 광화문서점에서
그의 첫 시집 무인도를 위하여를 샀다.
기다려도 기다려도 소식이 없던 두 번째 시집을
신문 소개글에서 보았을 때의 반가움은
내 젊은 시절의 상처를 속속들이 아는
옛친구를 만난 마음이었을 것이다.
청년기의 치열했던 순간들 어디 숨어 있다가
슬그머니 튀어나와 그때처럼 팔팔하게 아프다.
최승자의 새 시집은 언제 나올까
오랫동안 그의 근황이 궁금했다.
알라딘에 들어올 때마다 이름을 검색창에 넣어보는데
한참 번역서만 열심히 뜨더니
그나마 몇해전부터는 새로운 결과물이 없었다.
그는 요즈음 무엇을 할까
그도 사는게 힘들까
주제넘게 마음을 대곤 하였었다.
알라딘의 메인화면에서 팍팍 밀고 있는
최승자의 신작 시집이 너무 반가워
얼른 구입신청을 한다.
모르긴 몰라도 그가
긴 터널을 건너온 것 같아 기쁘다.
첫 사용에 연결고리를 잃어버렸기에 아쉬운 마음에 고리를 구할 수 있겠냐고 메모를 남겼습니다.
그러자 한 두 시간도 지나지 않아 바로 지정 택배사에 반품하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그리고 반품 다음날 새 물건이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반품 가방에 들어있던 작은 불상 그림 한 장을 편지 봉투에 고이 넣어 동봉하셨네요.
정성이 느껴져서 사무실 사람들이 모두 감탄을 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번창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