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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구경 알이알이 창작그림책 39
하종오 지음, 김윤경 그림 / 현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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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단정하며 깊이 있는 동시들에 곱고 정감가는 그림이 더해진 동시 그림책입니다. 책을 만든 정성이 느껴져 마음이 가는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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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시집
박정섭 지음 / 사계절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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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그림, 노래, 놀이. 이 모든 것이 유쾌하고 기상천외하게 어우러져 최고의 재미와 만족을 줍니다. 이것은 동시집인가, 만화책인가, 잡지인가, 그림책이나 놀이책인가, 규정하기 힘들 만큼 다채롭고 새롭고 실험적이기까지 한 이 책을 매우 강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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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 거미줄
김기택 지음, 노석미 그림 / 창비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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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과 묘사에 강한 시인의 장점과 매력이 여지없이 잘 드러난 동시집입니다. 삶 속 우리 둘레에 관한 새로운 인식을 하게 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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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도그 팔아요 문학동네 동시집 56
장세정 지음, 모예진 그림 / 문학동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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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동시를 다지고 별르고 궁구해 나온 시인의 첫 동시집인만큼 작품들 속에 응축된 힘이 단단하게 와닿는 동시들이 많습니다. 힘차게 출렁거리는 깊은 에너지와 리듬, 생명에 대한 응원이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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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에 쏘였다
남호섭 지음, 고찬규 그림 / 창비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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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3, 3.5

남호섭 선생님의 벌에 쏘였다』를 읽고

 

남호섭 선생님이 세 번째 동시집을 내셨다. 두 번째 동시집(놀아요 선생님, 2007, 창비)을 내신 지 5년 만이다. 발행일을 기준으로 보면 -놀아요 선생님2007110, 벌에 쏘였다20121130일이니까 - 6년 만에 나왔다고 해도 무리 없을 것 같다. 6. 초등학교 입학한 아이가 자라 어느덧 졸업을 앞두고 있을 만큼의, 긴 시간이다. 이렇게 오랜만에 나온 동시집인데 웬일인지 나는 그 오랜 시간이 잘 실감나지 않는다. 며칠 헤어졌다 다시 만난 친구처럼 그저 반가운 마음만 들 뿐이다. 왜일까 생각해보니, 놀아요 선생님의 감동이 내 마음엔 아직도 생생히 살아 있어서그런 것 같다. 놀아요 선생님에 실린 몇 편의 시가 아직도 내 머릿속에 뱅글뱅글하니까. ‘좋은 동시집을 꼽을 때마다 내 마음엔 남호섭 선생님의 놀아요 선생님이 빠짐없이 들어있었으니까.

두 번째 동시집으로 남호섭 시인은 분명한 자기 세계와 개성을 가진 단단한동시인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하는 데에 주저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자기 세계를 분명히 세운 동시인들의 다음 동시집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벌에 쏘였다를 동네서점에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그 생각을 하며 마음 설렜다.

 

드디어 벌에 쏘였다(2012, 창비)가 내 손에 들어오고, 표지부터 꼼꼼히 읽어보았다. 표지를 넘기면 바로 나오는 보랏빛면지가 마음을 또 한 번 잡아끈다. 차례에 나온 시 제목들을 훑어보니 도라지꽃이라는 시가 있다. ‘. 그래서 면지가 보라색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 왠지 반가운 느낌이었다. 그런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놀아요 선생님(2007, 창비)에도 도라지꽃에 관한 시가 있었다. 좋아서, 여기 옮겨 본다.

 

정취암 가는 길에

도라지 꽃 피었습니다.

 

이 세상 더 예쁜 빛은 없다는 듯

보랏빛으로 피었습니다.

-<보랏빛> 전문, <<놀아요 선생님>>

 

나는 이 보랏빛이 남호섭 시인의 두 번째와 세 번째 동시집을 이어주는 연결고리 같다. 그래서 나는 벌에 쏘였다를 읽은 다음 놀아요 선생님도 다시 찾아 읽어보았다. 그렇게 몇 번을 읽었다. 그렇게 읽으니까 두 동시집 모두 감동이 배가 되어 가슴이 뭉클해진다. 전에 지나쳤던 동시들도 다시 발견하게 되고, 시인의 시선과 생각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곱씹게 되는 것이 무척 즐겁다. 남호섭 시인이기에 가능한, 독자에게 주는 선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1. 아이들

 

이렇게 날씨 좋으니까 놀아요.

비 오니까 놀아요.

(눈 오면 말 안 해도 논다.)

쌤 멋지게 보이니까 놀아요.

저번 시간에 공부 많이 했으니까 놀아요.

기분 우울하니까 놀아요.

에이, 그냥 놀아요.

 

나는 놀아요 선생님이다.

 

-<놀아요 -간디학교 13> 전문, <<놀아요 선생님>>

 

하얀

꽃 무더기에서

한 송이만 따다

선생님 책상 위에

얹어 놓고 왔습니다.

 

다음 날

선생님 책상 곁을 지나는데

아주 조그만 병에

꽂혀 있는 내 꽃

 

다음 날

그 다음 날도

작은 꽃잎은

더 하얗게 피어

 

날마다 나는

그걸 보러 갔습니다.

-구절초전문, 벌에 쏘였다

 

세 번째 동시집에 나타난 간디학교 아이들과 선생님 모습이 많이 달라져 있다. 노상 놀아요!”를 외치던 아이들, “시 읽어 줄게하면 귀찮아하기부터 하던 아이들(시 읽어 줄까)이 이제는 모르는 말뜻을 휴대 전화 문자로 물어오고(느껍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려 주는 시집을 소개해 달라고 부탁도(모과) 한다. 만우절 장난(만우절), 한솥밥 먹기(한솥밥 먹기), 선생님 도시락 싸기(스승의 날), 학교 회의(치약 전쟁) 등 간디학교에서 벌어지는 특별한 이벤트를 다룬 다소 왁자지껄한동시들이 줄고, 조용한 일상 속 자기 고민과 상처들을 보듬으며 교사와의 관계를 한층 깊게 해나가고 있는 아이들 모습이 대신 더 많이 눈에 띈다. 간디학교의 자유와 평화로움 속에 아이도 교사도 모두 스스로 배우며 성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고마운 일이다.

 

2. 관계

 

풀 뜯는 소가 똥 눈다.

 

긴 꼬리 쳐들고

푸짐하게 똥 눈다.

 

누가 보든 말든

꼿꼿이 서서

푸짐하게 똥 눈다.

 

먹으면서 똥 눈다.

-<똥> 전문, <<놀아요 선생님>>

 

 

달빛 하얀

겨울밤

 

마당으로

고라니 한 마리

불쑥 들어온다.

 

잠결에 오줌 누던 나하고

딱 마주쳤다.

 

숨 막히는

0.5

 

세상에는

우리 둘뿐

-고라니전문, 벌에 쏘였다

 

앞에서 말한 성장은 관계 인식에 있어서도 눈에 띄는 변화로 이어진다. 에서의 소를 먼저 살펴보면, ‘누가 보든 말든 꼿꼿이 서서 푸짐하게똥을 누는 모습이 당당하고 활기차다. 남 눈치 보지 말고 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라는 메시지가 언뜻 보이는 것 같다. 무엇보다 사람들의 편견과 억압에 힘들었을 아이들에게 이런 메시지는 놀랍도록 적실하고 통쾌한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고라니에 와서 뭔가 달라진 것이 보인다. ‘고라니만이 아닌 우리를 말하고 있는 점이 그런 것 같다. 자기 세우기에 집중하고 있는 것과 달리 고라니가 만나 서로를 보며 서로를 인식하고 있는 점이 새롭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사람이 왜시간처럼 인간과 동물과의 관계를 고민하는 동시들과 노을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 경계를 고민하고 있는 동시들에서 관계에 대한 보다 깊어진 성찰이 느껴진다. 처음에 설레지만 아프고 불편한 과정을 반드시 겪게 되는 것이 바로 사랑이다. 벌에 쏘였다에 나타난 관계와 경계에 관한 고민과 상처들이 사랑을 완성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3. 이야기

 

이번에 놀아요 선생님을 다시 읽지 않았다면 치약 전쟁- 간디학교 14고래의 죽음같은 산문 형식의 이야기 동시들을 영영 잊고 살았을지도 모르겠다.

 

먼나라 바닷가 모래밭에 몸무게 십 톤인 범고래 한 마리가 스스로 올라왔습니다. 뜨거운 태양 빛을 받으며 몸뚱이가 바싹바싹 타들어 갔습니다. 숨도 점점 가빠졌습니다. ...... 그냥 그렇게 두면 고통 속에서 서서히 죽을 것 같았습니다. 이때 한 사람이 생각을 내놓았습니다. 고래의 생각도 아니고, 갈매기의 생각도 아니고, 동물 보호 단체에서 온 사람의 생각이었습니다. 고래 몸에 폭탄을 달아서 폭파하자는 거였습니다. ......

 -<고래의 죽음> 부분, <<놀아요 선생님>> 중에서

 

피로 물든 붉은 모래밭의 이미지와 동물 보호 단체 사람이 고래를 죽인다는 아이러니가 상승 작용을 일으켜 생경한 감동과 함께 의미를 몇 번이고 곱씹게 한다. 남호섭 시인의 산문 동시들이 갖는 강점이 바로 이것 아닐까 싶다. 이러한 효과는 벌에 쏘였다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 동시들에서 극대화되어 나타난다.

 

안동시 일직면 조탑리에는 탑이 두 개 있습니다. …… 정말로 보물 57호 탑이에요. …… 조탑리는 탑이 있는 마을이라고 붙은 이름입니다. 조탑리. -조탑리부분, 벌에 쏘였다

 

하늘에서 내려온 작은 선녀라고/ 아버지가 지어 주신 이름 소선’ -작은 선녀-이소선부분, 벌에 쏘였다

 

'조탑리'에는 탑이 두 개 있는데, 하나는 나라에서 보물 57호로 지정한 탑이고 또 하나는 많은 이들의 마음에 보물처럼 새겨져 있는 권정생 선생님과 긴 시간을 같이한 교회 종탑이다. '탑'과 '탑', '보물'과 '보물'을 연결시켜 권정생 선생님의 삶을 노래한 이 시는 언뜻 보기에 건조하게 보이는 산문시로 썼는데도 불구하고 마음에 큰 울림을 선사하며 아름답게 읽힌다. '작은 선녀'라는 뜻으로 지어진 '소선'이라는 이름을 시작으로, 작은 몸을 가진 이 어머니가 이 땅의 젊은 노동자들을, 마치 당신의 아들(전태일)을 돌보듯이, 사랑하고 보듬어오신 삶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렇듯 사람과 사물의 이름 뜻을 부각시켜 사람에 대한 신비로움과 관심 속에 그 사람 삶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고려한 점이  나한테는 '아름다운 바름(혹은 바른 아름다움'으로 와 읽힌다. 윤동주와 송몽규(하나처럼-동주와 몽규), 아버지와 아들(새는 자유롭게-원홍구와 원병오), 조마리아와 곽낙원(두 어머니-조마리아와 곽낙원) 등 두 인물의 삶을 나란히 세워 인물의 삶이 보여주는 교훈은 물론이고 인생에 깃든 신비로운 의미에 대해서도 골똘하게 하는 효과를 준다. 그의 인물 동시들이 소위 간추린 위인전과는 확연히 다르게 보일 수 있는 것은 이러한 미학적 고려가 뒷받침되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한다.

 

설날이 다가오면

장터에 곶감 장이 선다.

 

지리산 맑은 바람에

잘 마른 곶감들

 

해마다 찾아오는

단골손님들은

 

하얀 분 피어나는

곶감 한 번 맛보고

 

하얗게 눈 덮인

천왕봉 한 번 본다.

-덕산전문, 벌에 쏘였다

 

놀아요 선생님에서는 자루 밖으로 , , ,’ 튀어나가던 감(가을)벌에 쏘였다에서는 이런 모습으로 바뀌어 나타난다. ‘지리산 맑은 바람에 잘 마른 곶감들눈 덮인 천왕봉과 짝을 이루어 하얀 분을 피워내고 있는 모습에서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보낸 시간의 힘이 느껴진다. 뜨내기가 아닌 단골손님들이 찾아든다는 말에서 낯익은 것들이 주는 편안하고 깊이 있는 아름다움도 느껴진다. 벌에 쏘였다가 가진 미덕을 꼽자면 이런 것들이지 않을까 싶다.


남호섭 시인의 세 번째 동시집을 통해 남호섭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을 새롭게 읽게 된 건 나로서는 색다른 경험이다. 이번에 읽으면서, 두 번째 동시집 속에는 세 번째 동시집의 씨앗이 되는, 말하자면 ‘2.5’에 해당하는 동시들이 있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번 벌에 쏘였다에 있는 ‘3.5’에 해당하는 동시들은 무엇이 될까. 사람 마음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탐구일까, 청소년기 사랑에 대한 응원일까, 옛이야기 형식에 삶의 진실을 담은 이야기 동시의 확장일까, 아니면 벌에 쏘인 것처럼 따끔한 성찰의 내용들이 앞으로 더 많이 펼쳐지게 되는 것일까. 네 번째 동시집이 나올 때까지 나는 이런 궁금증을 키워나가며 벌에 쏘였다의 시편들을 틈틈이 뒤적거리게 될 지도 모르겠다. 이것 역시 즐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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