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디자이너 훔쳐보기 - 디자이너 50인의 어제와 오늘
프랭크 필리핀 지음, 김현경 옮김 / 안그라픽스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5월의 리뷰도서는 ‘디자이너, 디자이너 훔쳐보기’!
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이기 때문에 평소에도 관련된 책에 관심이 많았고 받기 전부터 그 제목과 구성 때문에 얼마나 재미있을지 기대가 되었다. 배송이 온 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책을 찬찬히 읽어보니 나의 기대를 충족시키고도 남는 책이었다. 이쁜 디자인과 묵직한 두께에 알찬 내용을 가지고 있는, ‘디자이너, 디자이너 훔쳐보기’는 전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디자이너 50인의 작업과 인터뷰를 모아놓은 책이다. 




책은 도입부부터 굉장히 흥미로운데, 좋아하는 음식, 기상시간 등의 항목을 50명의 디자이너에게 질문해 과거와 지금을 비교해놓았다. 취향이라는 것이 어쨌든 일정부분 그 사람을 대변해주기에, 다양한 디자이너 들의 좋아하는 음식이나 취미등을 살펴보는 것은 참 재밌는 일이었다. 나는 특히 기상시간 부분이 재밌었는데, 대부분의 디자이너가 학창시절보다 일찍 일어나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디자이너가 예전에 인터뷰에서 '디자이너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며 자유로운 생활을 한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있는데, 전혀 다르다. 디자이너야 말로 일찍 일어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했던 것이 기억났다.




사실 이전까지 여러나라의 디자이너들의 작업을 소개하거나 인터뷰한 책들은 많이 있었지만, 이 책은 다른 책들과는 구분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바로 자신의 학창시절과 디자이너가 된 지금의 자신을 비교하는 인터뷰를 가상으로 써놓은 책이라는 점이다. 학창시절의 인터뷰는 모두 왼쪽 페이지에, 지금의 인터뷰는 모두 오른쪽 페이지에 쉽게 구분하고 비교할 수 있도록 해 놓았고, 그 뒤에는 각각의 시기에 만든 작업물들을 배치해놓았다. 디자이너가 스스로 과거의 자신을 돌아보면서 지금과 달라진 점, 같은 점, 그 때 깨달았으면 더 좋았을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꼭 선배 디자이너가 나에게 조언을 해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예비 디자이너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도 이렇게 학창시절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으로 나누어져 있다. 어떤 조언은 크게 바뀌기도 하고, 어떤 조언은 학생때도 사회에서도 비슷하게 적용된다고 말하기도 한다. 디자인 전공생들은 실제로 졸업을 하고 사회에 나가기 전까지는 필드가 어떻게 돌아가고 어떤 식으로 작업이 이루어지는지 알기 힘들다. 유명한 디자이너들도 이런 경험을 똑같이 해왔고, 때문에 학창시절의 그들과 지금의 그들이 하는 다른 조언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예비 디자이너로서 우리가 어떤 태도를 취해야할지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렇게 이 책은 지금은 유명해진 디자이너들의 학창시절 이야기를 들려주고 비교함으로서 다른 책들보다 ‘예비 디자이너들에게 선배들이 주는 조언’에 초점을 맞춘 느낌이 들고, 나는 그 점이 참 좋았다. 개인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의 강연을 좋아하는데, 그런 짤막짤막한 강연들을 모아놓은 느낌이라고 할까.



이 책의 또다른 장점은 인터뷰 텍스트 뿐만 아니라 도판도 매우 풍부하다는 점! 유명한 디자이너들의 학창시절 작업을 어땠을까, 항상 궁금했던 나로서는 과거와 지금의 작업을 나란히 보여주는 레이아웃이 맘에 들었다. 또 그들이 말하는 조언들이 실제로 자신들의 작업에서는 어떻게 나타나는지도 비교할 수 있어서, 작업을 통해 그들이 말하는 조언이 훨씬 더 생생하게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특히 (외국에서 먼저 나온 서적이기에 당연하지만)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나라 디자이너의 다양한 생각과 작업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었던 것 같다. 국내의 디자이너만을 다룬 책은 많지만 이렇게 세계적으로 다양하게 디자이너를 인터뷰한 책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여러 디자이너 선배들에게 꼼꼼한 조언을 듣는 느낌을 준듯한 '디자이너, 디자이너 훔쳐보기'. 페이지수가 많아 꽤 두꺼웠지만, 많은 도판과 흥미로운 텍스트 덕에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이 책은 앞으로도 작업이 잘 안될 때마다, 다른 좋은 디자이너들의 이야기와 작업이 보고싶을 때마다 자주 펼쳐볼 레퍼런스 책으로서, 내 책장에 오래오래 꽂혀있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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