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자를 위한 지극히 주관적인 영어잡담
채종성 지음 / NEWRUN(뉴런)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이 작고 가벼운 영어 잡담책을 처음 손에 쥐었을 땐, 다른 책들과 비슷한 영어 조언서 인 줄 알았다. 그리고 한 번 읽고 쉽게 던져버릴 수 있는 가벼운 책인 줄 알았다.

  그러나 소제목 하나의 분량이 한 두 페이지 밖에 되지 않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난 잠시도 쉴 수가 없었다. 주제는 짧게 똑똑 끊어지지만 계속 읽고 싶게 만들었는데, 마치 다음엔 무슨 재미난 얘기가 나오려나 선생님 앞에서 턱 괴고 잡담을 기다리는 학생처럼 말이다. 다시 말하면 박식하고 입담 좋으신 영어 선생님이 내 앞에서 영어 공부하다가 말고 머리 식혀줄 겸 해주는 이야기 같은 책이다. 거기다 그 이야기는 내게는 참으로 피가되고 살이되는 이야기였던 거다. 그래서 처음 읽을 땐 중요하고 기억해야할 부분도 그냥 스쳐지나간 것 같아서 재독할 땐 꼭 줄을 쳐가면서 읽으려고 한다.

  잡담의 안으로 들어가보면......발음 이야기가 나오면서 등장한 모던 패밀리의 똑뚜미 여사 때문에 책 보면서 박장대소를 했다. 어쩜 예를 그렇게 잘 찾아내어 잊지 못하게 만든건지. 영어를 단순히 언어로 보고 그 언어만 파헤치는게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하고 예를 들어주어서, 나와는 상관 없으니 알려고 하지 않았던 미국 문화를 엿볼 수 있었고, 공감할 수 있었다. 

  영어를 잘하려면 미국 사회를 이해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마일스 데이비스와 록스웰 사건에 대해 언급했는데, 그건 마치 내가 그동안 생각했던 것과 비슷하게도 알아야만 대화가 가능한 것들이었다. 그런 것까지 받아들여서 익숙해져야하는 영어에 대한 접근법과 함께 각종 시험에 관한 어디서도 알려주지 않은 고급 팁까지 정말 다양하게 잡담을 늘어놓은 책이다. 어떻게보면 예전에 크게 유행했던 '이것이 미국영어다' 시리즈를 함축시켜 놓은 것만 같기도 하고. 이 책은 최신판에다가 더 재미있기도 하지만 말이다.

  또한 이 책은 방대한 자료의 창고이기도 하다. 분야별로 추천 도서들이 참 많은데, 다 볼 필요는 없겠지만 이 책에서 소개된 책들 중에 본인의 학습법과 잘 맞는 책을 고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 이 책에서 와 닿은 부분이 있다.

'모든 것을 정해주고 가르쳐주는 누군가를 따라간다면 그 사람 인생은 자생력이라고는 눈곱만큼도 가질 수 없다. 만족감과 자신감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이다.' 

  내가 그 동안 뭔가 정확한 지표가 없어서 영어를 헤매었다는 핑계를 대고나서 야단맞은 것 같은 기분도 들기도 하고.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들, 그들의 목표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든 꼭 한번은 읽어야 할 좋은 서적인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