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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지기의 행복한 비밀상담소
스테판 가르니에 지음, 양진성 옮김 / 미래타임즈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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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가 읽어도 어른이 읽어조 좋은 책이에요. 내지 디자인도 이뻐서 페이지가 술술 넘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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닳지 않는 사탕을 주세요 파란시선 50
오영미 지음 / 파란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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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을 닮은 시원한 외침들. 어제를 살아냈고 오늘을 살아가는 그녀들의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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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속삭임
칼 세이건 외 지음, 김명남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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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속삭임

 

안 그래도 읽기가 느린데, 한 번에 한 권 진득하게 읽지 않고 무드에 따라 여러권 돌려 읽는 나쁜 독서 습관을 가진 내가. 최근 앉은 자리에서 바로 먹어치운 책이 두 권 있다. <별의 계승자>와 <지구의 속삭임>

이 두 권은 출간 전부터 디데이를 꼽아가며 기다리던 책이라 당연히 그랬을지 모르지만, 읽기 시작한 뒤로도 어딜가든 스마트폰 처럼(?) 계속 들고다니면서 눈에서 떼지 않았다. 생선을 구우면서도, 면을 삶으면서도 단 몇 줄만 읽을 수 있는 상황이라도 계속 읽었다. 이유는 단순하다. 이 다음 뒷 단락이, 뒷 페이지가 (젠장 너무나도) 궁금했기 때문에.

특히 <지구의 속삭임>은 받아놓고 그 판형과 페이지에 뜨악 했는데 막상 펼치고 나니 그냥 뚫린 고속도로였다. 과학서적이지만 과알못이 봐도 골치아플 내용없고 번역도 최고다(김명남 번역가) 그리고 무엇보다 책의 디자인만큼이나 컨텐츠가 사랑스럽다. 보이저 프로젝트를 향해 넘쳐서 어쩔줄 모르는 애정을 가득 안고 집필한 흔적이 페이지 구석구석에 묻어있다. 마치 내 자식 자랑하는 팔불출같은 뜨거운 애정의 말들 같은.

1977년 NASA에서는 우주의 미지의 수신자에게로 지구라는 행성의 소개와 함께 (다정한) 인사를 보내기로 한다. 보이저(voyager)호라는 이름의 무인 탐사선에 골든레코드라는 LP앨범과 재생장치를 함께 실어 보내는데 이 디스크에는 전 지구를 대표하는 다양한 정보들이 들어가게 된다. <지구의 속삭임>은 칼 세이건을 중심으로 이 정보들을 모으는 과정과 그 정보들에 관한 해설이 주된 내용이다.

사실 보이저호의 미션은 태양계 너머의 성간 탐사가 주요 목표이기 때문에, 골든 레코드의 낭만에 주어진 시간과 자원은 많지 않았다. 시간은 6주 남짓, 예산은 모르겠지만 거의 없었으리라고 생각된다. (레코드 제작과정의 많은 부분에서 무료봉사라는 단어를 보았다... 예나 지금이나 -_-;;) 어쩌면 NASA입장에서는 골든레코드 같은 건 완성 안 되어도 그만이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우주로 보내는 그 메시지에 회의적인 인사들도 많았다. 실제로 외계 생명체가 레코드를 받을 거라는 발상 자체가 넌센스라고 한 사람도, 있다해도 우리의 정보를 노출하는 건 안보의 위험이라고 한 사람도, 의견들은 다양했다.

어쨌거나 골든 레코드의 담당자들은 혼신의 노력으로 정보를 수집한다. 골든 레코드의 주요 정보는 지구를 대표하는 이미지들, 음악들, 소리들, 그리고 각 국의 언어로 된 짧은 인사들 (안녕하세도 정도의)인데, 주축이 된 미국이 자국(또는 서양) 중심이 되지 않도록, 다양한 국가와 인종, 자연의 정보들을 담으려고 애쓴다. 하지만 전쟁, 기아 등의 비극은 제외했다. 물론 어두운 면도 지구의 얼굴이지만, 혹여라도 미지의 수신자에게 그것이 위협으로 읽힐 여지도 염두하고, 친절한 제스처의 인사가 될 수 있는 정보만 수록했다.  

그 정보들을 담는데 많은 걸림돌이 된 건 (느릿한 정부기관의 협조를 제외하면) 아무래도 저작권이었던 것 같다. 이미지의 경우 컨셉에 맞게 재촬영된 분량도 있지만, 많은 이미지와 음악들이 이미 출판, 시판된 이미지와 음악이었기 때문에 일일이 저작권 승인을 받아야 했다. 그 과정에서 골든레코드에 들어가지 못한 정보들도 다수 있다.

그 중 가장 아쉬운 건 역시 비틀즈의 Here comes the sun 이다 ㅎㅎ 골든 레코드 담당자들도, 비틀즈 멤버 4명도 모두 찬성했지만 곡 자체의 저작권이 그들에게 있지 않아 결국 무산되었다는 건 유명한 일화다. (그래도 척 베리의 Johnny B Goode가 포함되었다는 사실에 위안을!) 팝은 그렇게 1곡, 다른 곡목은 바흐, 베토벤 등 고전 음악들과 세계 각 부족의 민속 음악 등이 고루 섞여있는데, 이 곡들이 어떤 기준으로 선택되었는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렇게 보이저호에 실리게 된 이미지와 소리, 음악, 그리고 55개국의 인사말에 대한 친절한 해설이 모두 끝나면, 골든레코드와는 별개로 보이저호의 탐사계획에 대한 챕터가 짧게 소개되고, 에필로그로 이어진다.

마치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될 것 같은데, 결국 마지막 페이지가 온 게 너무 절망적이어서(...) 역자의 말까지 아까워하며 읽었다. 그냥 이렇게 끝나는 건가 정말 궁금한건 이 다음인데. 보이저들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무슨 정보를 보내왔는지 더 알려달라고!! 라는 내면의 아우성에 역자는 충실한 답을 주었다. 이 뒷 얘기가 궁금하면 다른 책 <스페이스 미션>을 참고하면 된다고. 네 ㅠㅠ 그리고 반드시 이어서 봐야 할 책은 보이저 2호가 보내온 정보들을 기반으로 한 <창백한 푸른 점> 
                            
40년 전 외계로 보낸 '지구 영업' ㅎㅎ 속된 말로 어떤 짤과 음원을 보낼 것인가. 고심하는 과학자들의 모습이 이렇게나 사랑스러울 수가 없었다. 보이저 1호는 현재 태양계를 벗어나 성간을 여행중이다. 얼마 남지 않은 2020년까지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언젠가 먼 훗날 누군가 미지의 수신자에게 안녕, 하고 인사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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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반역자
존 르 카레 지음, 남명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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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르 카레의 신간 번역본을 조금 서둘러서 봤던 이유는 사실 존느님과 함께하는 3분 카레 때문이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그런데 다 먹은 카레의 여운은 3시간 정도였다면, 다 읽은 <우리들의 반역자>의 여운은 꽤 길어질 것 같다. 이전 작품이었던 <모스트 원티드 맨>에서 특히 그랬던 것 처럼.

 

여전히 창작욕 넘치는 1931년생의 전직 MI6 근무자였던 냉전시대 전문 작가가 써내려가는 스파이소설은 여전히 쉽지 않다. 헐리웃 스파이 영화에 길들여진 입맛에는 르 카레의 스파이 소설은 조금 비약하자면 공무원 업무 일지 보는 기분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본 시리즈>가 '리얼'하다고 하지만, 오... 존 르 카레의 스파이 이야기들에 비하면 그저 헐리웃 액션이다. 르 카레의 소설들은 드라마틱해질 수 있는 많은 요소들을 일부러 눌러놓은 듯, 사건 그 자체가 아닌 사건을 둘러싼 인물들의 내면에 집중한다. 당연히(?) 기대할 수 있는 총격도 싸움도 거의 없다. 물론 '현장'은 있으나 작전짜고 회의하고 심문하는 '말'이 르카레 소설의 주된 무기다.

 

<우리들의 반역자>에서 주된 갈등은 냉전시대 이후를 살고 있는 러시아 자금세탁의 일인자 '디마'를 둘러싼 영국 정보부의 게임이다. 젊은 영국인 커플 페리와 게일은 카리브해로 여행을 떠났다가, 의문의 러시아 대부호 디마와 테니스 시합을 시작으로 그와 얽히게 된다. 디마는 아내와 아이들, 정부의 아이, 조카들까지 모두 대동한 대가족. 페리와 게일은 일방적으로 친한척 다가오는 디마가 조금은 부담스러우면서도 알 수 없는 그의 매력과 아이들과의 친밀함에 그와 점점 가까운 사이가 된다. 하지만 디마의 목표는 따로 있다. 오랫동안 자금 세탁의 일인자로 살아온 그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자금세탁을 돕는 영국의 배후에 관한 정보를 제공할 테니 우리 가족의 신변을 책임지라는 딜을 할 참이었다. 영국인인 걸 빼면 '아무것도 아닌' 페리를 매개로 영국의 정보부를 향해 과감한 베팅을 한 것이다.

 

<우리들의 반역자>는 시작의 절반은 페리와 디마 가족의 이야기로, 후반부의 절반은 정보부의 헥터와 루크의 이야기로 나뉘어 전개된다. 독자는 페리와 게일의 시점으로, 거대한 음모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수 없는 상태로 장님이 코끼리를 더듬어 가듯 사건에 아주 천천히 다가간다. 하지만 그 부패와 탐욕과 배신이 무엇인지도 거의 동시에 알게 된다. 문제는 더 이상 이념은 중요하지 않은 세계화와 자본주의라는 이름 아래 이미 썩어 물들어간 이 판을 주인공들이 어떻게 버텨나갈 것인가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오사마 빈라덴이 우리에게 911이라는 선물을 주기 전까지 불행하게 쉬면서 보내던 시기를 언급하고 싶군. 우린 자금 세탁 시장의 한 조각을 두고 우리가 북아일랜드라는 커다란 덩어리를 두고 싸웠던 것과 똑같이 싸웠고 또 뭐든 그럴듯한 수확물이 있다면 우리의 존재를 정당화하기 위해 싸웠어. 하지만 그건 그 때야 헥터. 그리고 이건 현재고. 오늘날 우리가 사는 건 좋건 싫건 현재지 - 본문에서"

 

르 카레 소설에서는 복수나 반전은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이 상황을 인물들 각자가 어떻게 받아들일까가 관전 포인트다. 그리고 르 카레 작가 자신이 현재의 나침반에서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느냐이다. 수많은 이해관계 속에서 변화하는 국제관계 속에서 스파이들은 오늘을 살아간다. 오늘에 어울리는 그럴듯한 수확물을 얻어가며. 필요한 배신과 부패를 묵인하며.

 

<우리들의 반역자>에 대한 일간지들의 한마디씩을 보다가 눈에 띄는 문장은 텔레그래프지의 표현이었다. - 기만, 의견교환, 저자 자신의 절망에 대한 매혹적인 이야기 (텔레그래프) 저 단어로 스포일러가 될지 모르겠지만 '절망' 소설의 끝에서 만나는 게 절망이라면 그것 참 씁쓸하지만 불행하게도 '매혹적인 절망'이라 나는 르 카레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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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엄마의 힘 - 작은 습관으로 기적을 만드는
안민정 지음 / 황소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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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연주의 출산이 유행이라고 한다. 자연스러운 탄생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자연스러운 양육도 그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나는 웬만하면 책의 힘을 빌리지 않고 육아를 해나가려고 노력한다. 육아는 고스란히 몸으로 때우는 노동으로도 힘이 들지만, 주변에서 감놔라 배놔라 하는 참견 속에서 중심을 지키기가 더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작은 습관으로 기적을 만드는 - 일본 엄마의 힘>은 표지를 보자마자 왜인지 꼭 한번 읽어보고 싶어졌다. 지리적으로는 참 가까운 나라, 역사적으로는 가까이 하기 어려운 나라 일본. 하지만 여행이나 문화생활을 통해 개인적으로 접했던 일본인들의 인상은 "예의 바름"이었다. 어떨 때는 융통성이 없을 정도로 원칙적이지만, 그래도 늘 상대방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애쓰는 모습은 충분히 본받을만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에는 아이를 예의바르게 키우기 위한 '작은 습관들'을 알려주는 팁이 있을 것만 같았다. 공부 잘하고 능력이 뛰어난 아이보다, 다른 사람을 먼저 배려하고 올곧은 아이로 자랐으면 하는 게 나름의 육아 철학이라면 철학이라서.

 

이 책은 일본 영화나 TV를 통해 어렴풋이 알고 보았던, 그리고 궁금해했던 이야기들로 가볍게 시작한다. 보육원의 아이들은 왜 모두 맨발인지, 정말 한겨울에도 반바지를 입는지, 초등학생은 모두 무거운 란도셀을 매야만 하는 건지 -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는 조금 과한 규칙들이지 않나 생각했던 게 사실이지만 이 규칙들은 모두 아이 개인의 안전을 위해, 아이의 독립심을 위해, 오랫동안 몸담을 공동체에서의 안정적인 생활을 위한 것들이었다.

 

아직 공공장소예절을 모를 때부터 철저하게 아이에게 메이와쿠 정신 -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아야 한다"고 습관적으로 가르치는 부분에서는, 일본의 어른들은 아이를 돌보아야 할 양육의 대상으로 보기 이전에 사회 공동체의 일원으로 성장시키고 있다고 느꼈다. 우리 처럼 대학 진학률이 높지 않아 고등학교를 졸업 후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젊은 층이 많은 일본. 정신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부모로부터 일찍 독립해 스스로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모습이 일반적인 것은 그 메이와쿠 정신의 연장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데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알려주는 부분이었다. 취미생활이 발달한 일본답게, 일본 엄마는 출산과 육아를 거치면서도 그 인생에 그냥 휩쓸려가지 않고 자신만의 취미생활, 그리고 시간을 만들어 나간다. "육아는 힘든것" "모든 것을 희생하는 것
" "내 시간은 절대 없는 것" 이라는 인상이 만연한 요즘에 그런 일본엄마의 모습은 같은 육아가 맞나 싶을 정도로 낭만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일본 엄마의 시간은 하루 30시간인가? 싶을 만큼. 하지만 일의 우선순위에 따라 중요한 것들을 해놓고 지금 당장 중요하지 않은 것은 어느정도 양보하고 나의 시간을 가지는 부분에서는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아이를 위해 엄마의 희생을 암묵적으로 강요하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와는 달리, 일본 엄마의 육아는 '함께 살아가는 가족'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에 가능한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사립초등학교 면접에 부모까지 함께 면접을 보는 등의 과한 교육열도 일본에도 존재하고, 아이의 학교 생활에 따라 엄마의 옷차림까지 신경써야 하는 디테일까지 - 한편으로는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도 하지만. <작은 습관으로 기적을 만드는 - 일본 엄마의 힘>에서 좋았던 점은 육아가 어떤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일상"이고, 아이가 어떤 절대적인 존재라기 보다는 "우리 가족의 한 사람"으로 성장시켜 나가는 흐름이었다. 그래야 아이를 키우는 양육자, 엄마도 육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더욱 즐겁게, 행복하게 해나갈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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