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를 찾습니다 - 관계맺기에 서툰 청춘에게
몸문화연구소 엮음 / 양철북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우리는 어느 하나의 독보적인 생명체이며, 또한 생각하고 판단하여, 행동을 하며 살아가는 존재이다. 혼자 있는 아담에게 하나님은 이브를 주었고, 그 둘은 여러 생각을 통해 서로 사랑하며 살아갔다. 어느 날 이브에게 뱀이 와서 속삭인다. “너희도 선악과를 먹으면 하나님과 같은 신이 될 수 있어” 이브는 아담에게 그를 말했고, 둘은 고민했다. ‘하나님은 선악과를 먹지 말라고 하셨는데, 그렇지만 정말로 신이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둘은 서로 말하고 서로의 생각을 판단하였고, 하나의 선택을 했다. 결국 옳은 선택은 하지 못했지만, 그 속에는 관계라는 개념이 몸을 웅크린 채 숨어있었다. 아담과 이브의 관계, 하나님과 아담, 이브의 관계, 뱀과 이브의 관계. 말하자면 우리는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다른 사람과 부딪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사람들이다. 그러면 관계는 무슨 말일까.

  태어날 때부터 관계는 시작된다. 좁게는 아빠, 엄마, 형제. 넓게는 친척들까지. 쉴 새 없이 반응을 해주어야 한다. ‘까꿍’하면 까르르 웃어줘야 하고, 배변이나 배가 고프면 울어야 한다. 우리는 그렇게 가족을 시작으로 관계라는 그물을 넓혀왔다. 나도 그랬다. 그러나 나는 그런 게 어려웠다. 왜 그럴까 생각하다가 어느 날, 나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관계를 어려워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고민을 하고 있었다. 평소 책만 읽고, 말하는 것 보다 글로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그렇게 사람에게 관계라는 건 이런 것이라고 느껴본 적이 없었다. 그러다 양철북에서 관계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관계에 대한 책을 준다고 했고, 얼떨결에 당첨되어 책까지 받게 되었다. 책을 받기는 했지만 영 책의 표지를 넘기는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먼저 목자를 보니 연애, 우정, 가족을 비롯해 관계의 소통망인 sns나 팬덤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오는 것을 보고는 참 범위가 넓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프롤로그를 읽는 나의 마음은 그다지 좋지는 않았다. 친구에게 배신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겪었기 때문일까. 친구에 대한 내용에 공감이 많이 가는 것 같았다.

  첫 장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였다. 남중 남고에 다녔던 만큼 사랑이라는 것을 해본지가 오래돼서인지 사랑에 대한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그러나 사랑은 수입된 것이라는 문구를 보고는 관심은 밥때 된 개처럼 빠르게 돌아왔다. 사랑이아는 단어 자체가 수입된 것이며, 사랑이라는 개념이 자리잡은 지 오래되지 않았다는 것은 꽤 큰 흥미를 가져왔다. 그리고 다음의 요즘 사랑의 깊이에 대한 내용이나, 돈이 되어버린 사랑에 대한 내용은 공감이 갔다. 요즘의 사랑이 얕다는 생각은 나도 생각하던 것이었다. 요즘 사랑은 ‘우리 1일이야’하며 날짜를 세고 그에 맞는 날에 선물을 주고 이벤트를 해주어야 한다는 것 같다. 사랑은 물질이 아니라, 감정이 오고가야 한다는 것을 요즘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 같았다. 그 감정(사랑)은 친구보다 더 좋은 가방을 갖는 것이며, 보여주기 위한 사랑 같다. 그렇지 않다면 사랑은 메말라 버리는 그런 사랑이었다. 그게 진정 사랑이라고 부를 존재일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씁쓸했다.

  다음 장은 우정이었다. 우정. 내 이야기를 하자면 어떤 친구를 위해 나는 많은 노력을 했고, 생일도 챙기고, 글을 써야하는 과제는 거의 내가 써주었다. 고3이 되고 나는 그 아이의 자소서 쓰는 것을 도왔다. 그 친구 역시 나에게 고마워했지만, 이번에도 거의 내가 쓰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 친구는 내가 시간이 많이 비었기에 자신을 도운 줄 알지만, 사실 나에게도 그다지 시간은 많지 않았다. 사실, 나는 소설가를 꿈꾸고 그때, 공모전을 위해 소설을 쓰고 선생님께 보여드려야 했다. 하지만 친구의 자소서에 시간을 쓰다 보니 소설은 쓰지 못했고, 그럴 거면 소설가를 하지 말라는 욕까지 듣고 있었다. 그렇다 보니 이번엔 자소서에 신경이 덜 가게 되었고, 친구는 화를 냈다. 그때다. 이제 그 친구를 돕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한 건. 그 동안 내가 너무 잘해 줬기에 친구는 나를 항상 도와주어야 하다고 생각했을까. 어쩌면 그 도움조차 부담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정이란 정말 어려운 것 같다. 가족과 같이 처음부터 만난 것도 아니고, 좋아서 만나는 애인과도 다르다. 이 책에서 나오는 어린왕자와 같이 내가 그 친구에게 길들여지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울창한 숲도 간격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나를 반성하게 만들었다. 내가 너무 가까이에 있지는 않았는지. 모든 것을 헌신하겠다는 생각으로 했는데, 그것이 오히려 독이 될 줄을 몰랐다. 오히려 달랐기에 너무나 다른 가치를 가진 존재이었기에 문제가 생긴 것일까. 내가 너무 참고 그의 요구를 받은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책 속에 나오는 평범하지 않은 우정들을 보면 왠지 화가 나면서도 반성이 되었다.

  삼장과 칠장은 sns와 연예인 팬덤에 관한 이야기였다. 요즘은 여러 소셜네트워크서비로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세상이다. 멀리 떨어진 사람과 친구가 되고, 그로써 소통한다. 그러나 이것이 꼭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연예인 팬덤도 사이버로 계속 연예인과 소통하고, 팬들끼리 정보도 교류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반쪽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글을 올리고, 그에 대한 반응을 보면서 소통이 된다고 하지만, 그것은 모르는 일이다. 이것은 좁은 소통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을 관리하고, 관심을 보고 싶은 소통이라고만 생각되는 것들도 있다. 머리로만 하는 소통은 그다지 좋은 소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만나서 오감으로 소통한다면 그것이 진정한 소통이 아닐까. 또한 팬 역시 연예인에 대한 환상에 젖어 자신을 잊어버리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필자는 그런 사람들에게 경고를 하고 있는 듯 했다.

 사장과 팔장은 자신에 관한 이야기이었다. 지금의 내가 진정 나인지, 나는 자존감을 갖고 있는지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었다. 내가 나의 생각으로만 관계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관계에 중독 된 나머지 너무나 불안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하지만, 두 부분 모두 나의 정체성을 찾는 것이 해결방법으로 말하고 있다. 나를 앎으로써 나를 돌아보게 되고 좋은 관계를 얻을수 있다고 책은 말하는 듯하다.

 오장과 육장은 가족과 어른에 대한 이야기이다. 가족은 태어나서부터 만나는 사람들이며 그 누구보다 나를 잘 알고, 그렇기에 조심해야 하는 관계인 듯하다. 사람들은 집안의 나와 집 밖의 내가 다르다. 집에 오면 우리는 하숙생과 같이 수동적인 사람이 되고 만다. 편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이것은 좋은 관계가 아니다. 아빠는 외로운 존재가 안 되어야 하며, 엄마는 누구에 엄마가 아닌 한 사람의 존재로 인식되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딱딱한 하숙생 모습에서 벗어나 서로 소통하고 이해해야만이 좋은 가족이 될 수 있다. 이 장에서 많은 가족간의 이야기가 나온다. 부부간의 이야기, 자식과 부모의 이야기. 그렇지만 가장 좋은 해결책은 소통일 것이다.

 ‘내 친구를 찾습니다.’라는 책이름을 보고 목차를 읽었을 때는 좀 이야기를 포괄하지 못한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차라리 내 사랑을 찾습니다가 더 나을 것 같았다. 사랑에 종류에는 에로스, 필리아, 아가페 등 여러 사랑이 있기에 좀 더 이 책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제목일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책장을 덮고 나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애인이나, 가족, 나 자신 조차 나의 친구다. 친구라는 단어에서 우정도 생각 할 수 있지만, 친구는 마음을 나누고 친해진 사람을 뜻하기도 하기에 애인이나, 가족도 역시 친구라는 단어에 포괄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애정, 우정, 자신감, 우상, 가족애 등 많은 감정들이 이 책 속에는 꿈틀거리고 있다. 그에 대한 개념에 대한 고찰이나, 좋은 관계는 어떤 것인지도 보여준다. 그리고 자신을 반성하게 하고, 다른 사람을 가르치게 한다. ‘관계 맺기에 서툰 청춘에게’라는 문구가 있지만, 이 책은 어느 누구가 봐도 괜찮을 책이다. 어느 누구도 사랑과 우정, 가족, sns, 그리고 자신에 대한 고민 중 하나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관계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이 읽으면 도움이 많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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